김현기 구청장·김수덕 부구청장 체제서 창의행정 잇달아
AI 지분 확인·실시간 통역·취득세 환급 등 주민 체감 행정 눈길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 강남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부의 상징 도시’다.
쭉 뻗은 도로와 촘촘한 지하철망 등 교통 여건이 뛰어난 데다 치안과 교육, 문화 인프라까지 잘 갖춰져 누구나 한 번쯤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꼽힌다.
그러나 풍부한 재정과 높은 도시 위상에 비해 행정 수준은 그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민선 9기 강남구 이전과 다른 혁신적인 행정 보여 주목
민선 9기 들어 이런 평가가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중견 정치인의 국회 보좌관으로 12년간 일하며 국정 운영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김현기 강남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과거와는 다른 행정의 속도와 질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국회 보좌관 시절 예산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동국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학구파이기도 하다.
이후 강남구에서 4선 서울시의원을 지내며 서울시정과 강남구정을 두루 익혔다. 서울시의회 의장까지 역임해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행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온몸으로 경험했다.
민선 9기 강남구청장으로 취임한 뒤에는 높은 정치 감각과 풍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면서도 무리한 업무 지시를 자제해 직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김수덕 부구청장과의 호흡도 눈길을 끈다.
행정고시 출신인 김 부구청장은 서울시에서 주요 보직을 거치며 뛰어난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간부다. 김 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강력히 요청해 어렵게 영입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구청 안팎에서는 김 부구청장을 실력과 인품을 함께 갖춘 ‘1등 구청장의 1등 부구청장’으로 평가한다.
구청장과 부구청장이 행정의 중심을 잡으면서 국·과장을 비롯한 간부와 직원들도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다. 이런 조직 분위기는 잇따른 창의행정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보도자료 구청장과 간부들이 만든 그날 ‘기관의 얼굴’...중요
서울시나 자치구가 만들어낸 보도자료는 그날 기관의 얼굴이다.
자치구로서는 구청장과 부구청장, 국·과장 등 모든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 만들어낸 기관의 얼굴이나 다름 없다.
이때문에 매일 보내온 보도자료는 기관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홍보과장과 언론팀장 역할 또한 막중하다. 강남구는 언론팀장 출신으로 기획예산과장을 역임한 서혁수 정책홍보실장과 심미애 언론팀장이 보도주임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강남구는 17일 민원 창구의 투명 가림막을 ‘실시간 통역기’로 바꾸는 사업을 발표했다.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정 주민이 민원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구청을 찾으면 가림막을 통해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 14일에는 등기부등본을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불과 1초 만에 부동산 소유지분을 확인해 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주민이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과다 납부한 취득세를 찾아 돌려주는 적극행정도 펼치고 있다.
김택중·이주한 주무관이 행정안전부의 ‘AI 챔피언 블루’를 받은 것도 강남구의 달라진 행정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밖에도 새로운 행정 사례가 잇따르면서 “과연 강남구가 언제 이처럼 획기적인 창의행정을 연이어 선보인 적이 있었느냐”는 감탄까지 나오고 있다.
과거 강남구는 다른 서울 자치구에 비해 압도적으로 좋은 재정 여건을 갖추고도 행정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그러나 민선 9기 들어 이런 평가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강남구 한 간부는 “민선 9기 들어 구청 행정이 돌아가는 수준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업무 강도는 높아졌지만 그만큼 성취감과 보람도 크다는 의미로 들린다.
이제 중요한 것은 변화의 바람이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구민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게 하는 일이다.
동시에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에 지치지 않도록 조직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남구가 도시의 명성뿐 아니라 행정에서도 제대로 ‘강남’이라는 이름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eouldream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