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러시아 정부가 자국민에게 사실상 강제해 온 ‘국민 메신저’ 맥스(Max)가 이용자 기기를 광범위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해당 구조가 백도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로야 엔사피 미국 미시간대 컴퓨터공학 부교수 연구팀은 러시아에서 쓰이는 맥스를 내려받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맥스가 이용자 몰래 기기 화면과 앱의 내용을 캡처할 수 있고, 미니앱에 저장된 정보와 메시지, 결제 내역에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용자가 모르는 사이 이용자 행세를 하거나 다른 앱에 코드를 주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엔사피 부교수는 코드 주입이 가능하다는 것은 러시아 정부가 맥스를 사이버 공격 수단으로 쓸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엔사피 부교수는 맥스가 “어느 정부든 따라 할 수 있는 설계도”라며 이란과 카자흐스탄, 인도 같은 국가들이 조만간 시도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용자가 텔레그램이나 왓츠앱을 설치해 뒀다면 맥스가 이들 앱 내부까지 침투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텔레그램과 왓츠앱을 정부 차원에서 차단한 상태다.
맥스는 러시아 소셜미디어 기업 VK가 만든 슈퍼앱으로 메신저와 은행 업무, 결제, 정부 민원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사용할 수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신규 스마트폰에 맥스 선탑재를 의무화해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 러시아는 올해 2월 왓츠앱을 차단하고, 4월에는 텔레그램도 막았다.
반면 러시아 권력층에서는 맥스 사용이 보여주기에 그친다는 증언도 나왔다. 크렘린 핵심 인사 한 명은 익명을 전제로 가디언에 자신과 지인들이 맥스를 깔기 위한 두 번째 휴대전화를 따로 샀다며 “전부 보여주기일 뿐이다. 정치권에서 실제로 쓰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엔사피 부교수는 러시아가 10년 만에 디지털 통제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이번 사례를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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