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벨제붑의 노래’ 변요한 인터뷰
20년 역사 ‘타짜’ 피날레 주인공 맡아
기존 세 편과는 다른 독자적 세계관
“이거 안 하면 비겁한 사람이라 생각”
올해 변요한은 누구보다 자주 안방과 스크린을 오가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를 시작으로, 지난달 개봉한 김미조 감독의 ‘경주기행’, 이준익 감독의 숏드라마 도전작 ‘아버지의 집밥’까지…. 배역과 작품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등장, 하나같이 남다른 존재감으로 ‘변요한’이란 이름을 대중에게 깊이 각인시키는 중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타짜’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주인공 장태영으로 오는 추석 연휴 극장가를 찾는다.
‘타짜’는 2006년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주연의 1편을 시작으로 장장 20년간 이어진 장수 프랜차이즈로, 변요한이 시리즈의 마지막 주인공에 낙점됐다. 부담을 넘어 두려움까지 느꼈지만, 대본을 받아 든 그에게 거절이란 단어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강렬한 이끌림을 따라 변요한이 집요하게 그려낸 장태영은 거칠고 세지만, 누구보다 집념이 강한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시 태어났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변요한은 “대본을 들자마자 정말 마성의 매력에 이끌리듯 빨려 들어갔다”며 “두렵다고 이 배역을 던져버리면 너무 비겁한 사람이 될 것 같아서 작품에 탑승했다”고 강렬했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원작자인 허영만 화백이 ‘시리즈 중 가장 드라마적’이라 소개하기도 했던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절친한 친구인 두 사람 사이의 질투와 배신, 그리고 도박판 위에서 서로를 마주한 이들의 복수극을 그린다.
“이번 영화는 앞선 세 편의 시리즈와는 아예 다른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요. 두 친구의 감정과 시기, 질투, 야망, 그리고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집념 등이 담겨 있죠. ‘타짜’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우정 영화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장태영도 힘들게 컸잖아요. 그런데 구김이 없는 건 과거에 연연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과거를 인정하고, 과거의 나를 용서해 주고, 그렇게 자존감을 지키면서 가는 게 운이 좋은 거죠. 촬영 전 수개월 동안 홀덤을 배우면서 보니, 그 자체가 장태영의 삶과 많이 닮았더라고요. 좋은 판이 왔을 때 흔들리지 않는 건, 운을 받아들이는 그 자세 때문이라 생각해요.”
변요한은 매 작품에 자신을 쏟아붓는다. 그는 “안 쏟아내면 연기를 왜 하나 싶다”며 “잘하든 못하든 다 쏟아내지 않는 법을 모르겠다”고 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진심으로 가득했던 인터뷰는 변요한이 생각하는 연기 철학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마흔이 넘어가니 연기를 왜 하는지 알 것 같다”는 그는 ‘고통’이란 단어를 끄집어냈다. 그가 생각하기에 고통 없는 연기는 관객에게 가닿을 수 없다. 그래서 변요한은 편하게 연기하는 것을 기꺼이 피한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박건형, 신구 선생님이 등장해 아무 말도 안 하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저는 그러기엔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 한참은 몸으로 때워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연기에서 고통은 필수예요. 잘 먹고 잘 사는 모습 보여주려고 연기하는 게 아니잖아요. 배우가 고통스러워야 그만의 향기가 생기고, 그게 대중들에게 전해지는 것 아닐까요.”
고통, 탐구 등 치열한 단어가 난무하는 동안에도 인터뷰에 임하는 변요한의 표정엔 전과는 다른 안정감이 느껴졌다. 홀로 서 있던 삶을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인생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삶이 더 단단해진 만큼, 배우로서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다짐도 한층 선명하게 다가왔다.
“결혼을 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저 자신도 달라졌고,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여전히 변함없이 더 해나갈 자신이 있어요. ”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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