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외통위 현안보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북한이 미국의 북미 대화 재개 움직임에 비핵화와 인권, 한미 연합 훈련 중단 등 이른바 ‘3대 대북 적대 정책 철회’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며 정세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합 훈련 축소 지시로 마련된 대화 기회를 살리기 위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며 북미 대화 성사를 적극 뒷받침하고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다자 대화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북한 동향 및 향후 정책 추진 방향’을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대외적으로 중·러 연대를 과시하는 한편 미국을 향해 협상 조건을 타진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훈련 축소 지시 등 유화 제스처에 대해 북미 정상 간 친분을 강조하면서도 ‘대조선 적대 정책 철회’를 주장했다(8월 19일). 이어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31일 비핵화, 인권 문제, 군사적 위협(프리덤에지 등 군사 훈련)을 ‘3대 적대 정책’으로 직접 거론하며 향후 북미 대화의 선결 조건을 시사했다. 다만 한미일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에지’(9월 7~11일)에 대해서는 국방상 비난 담화와 탄도미사일 발사(9월 12일)로 맞대응하면서도 별도의 대외 메시지는 내지 않는 등 수위를 조절했다.

대남 관계에서는 한국 정부의 북미 대화 관여를 철저히 견제하고 있다. 김 부부장은 한미 훈련 축소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환영 입장에 대해 “한미, 주종 관계”, “괴뢰”, “이중적 언행” 등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거칠게 비난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북 입장과 정책 동향을 실시간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내적으로는 제4차 정치국 확대회의와 당 중앙군사위 제2차 회의를 통해 군 인사 개편과 경제 점검을 단행하고 신형 구축함(강건호) 취역식 등에서 ‘해군 핵 무장화’를 언급하며 체제 결속에 주력하고 있다.

통일부는 향후 대응 방향으로 2026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된 ‘한반도 평화 공존 3대 청사진’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세부 과제로는 ▷남북 연락 채널 복구 및 9·19 군사합의 복원(안정적 평화 공존) ▷상호 적대성 제거 및 민간 교류·4대 평화 교류 프로젝트(포용적 평화 공존) ▷전쟁 종식과 평화 체제 전환을 통한 북핵 고도화 중단(책임 있는 평화 공존)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 연습 축소 결정으로 열린 북미 대화 재개 기회를 적극 포착한다는 구상이다. 통일부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통해 북미 대화 성사를 지원하고, 북미 대화의 동력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다자 간 대화로 연결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체제는 가장 완벽한 안보 자산이자 한반도 문제의 근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sunpi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