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 설문조사…국내 상장사·주요 기업 관계자 참여
응답자 68% “올해 결산 최대 과제, K-IFRS 제1118호”
지속가능성 공시엔 대다수 “막대한 리소스 투입 예상”
‘AI 인벤토리’ 보유·고영향 AI 검토 완료 기업 7% 불과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오는 2027년 새 국제회계기준(K-IFRS 제1118호) 시행을 앞두고 이에 대한 준비를 마친 국내 기업이 10곳 중 1~2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 규모별 대응 격차가 뚜렷하게 벌어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제7회 EY한영 회계투명성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 상장사 및 주요 기업의 독립이사, 감사(위원), 임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집계됐다고 18일 발표했다.
EY한영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8%는 올해 연말결산을 앞두고 가장 중점적으로 준비해야 할 과제로 K-IFRS 제1118호 ‘재무제표 표시와 공시’ 도입을 꼽았다. 이는 고환율·고금리 대응(36%)을 비롯한 다른 선택지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기업들이 K-IFRS 제1118호 도입을 핵심 결산 준비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K-IFRS 제1118호는 손익계산서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이다. 기업 재무보고와 공시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지만, 회계정책 검토 및 주요 판단의 문서화까지 포함해 도입 준비를 완료한 기업은 16%에 불과했다.
기업 규모별 편차도 컸다. 자산 2조원 이상의 기업은 25%가 준비를 완료했고, 41%가 시스템 구축 및 비교표시 숫자 산출 단계에 진입한 반면, 자산 2조원 미만 기업의 준비 완료 비율은 8%에 머물렀다. 자산 5000억원 미만 기업은 23%가 아직 준비조차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속가능성 공시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76%는 지속가능성 공시가 도입되면 경영 전략과 사업 운영에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응답자의 80%는 과거 IFRS 전면 도입이나 내부회계관리제도 의무 도입 수준 이상의 인력과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속가능성 공시는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와 기후 리스크·기회를 투자자에게 공시하는 제도이다.
규제 대응의 기반이 되는 리스크 상시 모니터링 체계 역시 충분히 자리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현재 노출된 위험을 식별·평가·관리하기 위한 ‘리스크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전사적으로 정착시킨 기업은 13%에 그쳤다. 반면 응답 기업의 58%는 체계가 전혀 구축되지 않았거나, 검토·시범 운영 단계 또는 구축 후에도 운영이 제한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자산 2조원 미만 기업에서는 해당 비율이 72%에 달하기도 했다.
감사위원회의 규제 리스크 감독 방식 또한 사후 보고 중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회의에서 사후 보고 중심으로 점검한다’는 응답이 51%로 가장 높았으며, ‘상시 모니터링 지표를 보고받는 체계가 있다’는 응답은 26%였다.
아울러 AI 기본법과 유럽연합(EU) AI법(AI Act) 등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도 미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이 보유한 AI 시스템을 파악하고 고영향 AI를 평가·관리하기 위한 ‘AI 인벤토리’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7%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57%는 AI 인벤토리를 작성 중이거나 AI 인벤토리를 보유하고도 고영향 AI 여부에 대해 검토하지 않았고, 36%는 AI 인벤토리 자체가 없다고 답했다.
이동근 EY한영 품질위험관리부문대표는 “새 회계기준, 지속가능성 공시, AI 규제가 동시에 강화되는 복합 리스크 시대에는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위험 노출 격차가 확연히 벌어질 것”이라며 “AI 인벤토리는 AI 거버넌스의 출발점인 만큼, 이를 활용해 적절한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EY한영은 2024년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 기준 총 매출 7648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