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코이너 부지 포함해 1.2만호 공급 검토

장교숙소단지·병원 등 중장기 2.8만호 추산

정부, 여건 충족지 우선·나머지 단계적 추진

홍지선 “전문가와 검토”…서울시 협의 주목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 부지의 모습. 	 윤창빈 기자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 부지의 모습. 윤창빈 기자

정부가 미군이 반환한 용산 캠프코이너 부지를 포함해 용산 일대 주택 공급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용산어린이정원을 주택용지로 활용하지 않더라도 옛 방위사업청과 군인아파트, 장교숙소, 캠프코이너 등 정부가 확보한 부지를 활용하면 즉시 1만2000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장기 검토 대상 부지까지 포함하면 공급 가능 물량이 2만8000호를 넘어설 수 있어 용산 주택공급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용산공원, 즉시 1.2만호…중장기적 2.8만호 공급 가능”=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자체 추계한 결과, 정부가 검토 중인 용산 내 일부 부지에 준주거지역 및 제2종일반주거지역 수준의 용적률을 적용하고 공급면적 82.95㎡ 규모의 공동주택을 공급할 경우 즉시 총 1만2453호를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속한 공급을 검토할 수 있는 1단계 후보지는 캠프코이너, 장교숙소 5단지, 옛 방위사업청 부지, 군인아파트 등이다.

2022년 반환된 캠프코이너는 약 9만7000㎡ 규모로, 의원실은 약 5847호의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했다. 장교숙소 5단지에서는 3134호, 옛 방위사업청 부지에서는 2315호, 군인아파트에서는 1157호를 각각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들 부지를 합치면 1만2453호다.

특히 이번 공급 구상에서는 용산어린이정원을 주택용지로 전환하지 않아도 1만호를 웃도는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어린이정원은 국립중앙박물관 등 주변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그간 용산 주택 공급 논의에서 가장 민감한 지점으로 꼽혀왔다.

공급 후보지를 중장기 검토 대상까지 확대하면 물량은 2만8000호 이상으로 늘어난다.

전쟁기념관 인근 편의시설과 부사관 숙소, 학교, 병원, 장교숙소 4·7단지 등을 추가 후보지로 포함할 경우 1만5973호를 더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의원실 추계다. 1단계 후보지와 합치면 총 2만8426호 규모다.

다만 추가 후보지 가운데 일부는 토양오염 정화나 기존 시설 이전, 미군과의 협의 등이 필요한 곳으로 단기간 내 사업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 내부에서도 상대적으로 사업 여건이 갖춰진 부지를 우선 검토하고, 나머지는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해당 공급호수는 각 후보지의 면적과 적용 용적률, 공공임대 주택형을 토대로 공급 가능 규모를 가늠하기 위한 단순 추계”라면서도 “경관, 보존시설, 기반시설, 도로, 건축배치 등 여러 조건에 따라 공급 규모가 조정된다 해도 10% 감소할 시 2만5600호가, 20% 감소할 시 2만2700호가 가능해 (최소) 2만호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장관 후보자 “주택 전문가와 직접 방문할 것” 서울시 협의 이어지나=여권에서는 용산 반환부지를 활용해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 가운데 민간 정비사업에 의존하지 않고 중앙정부가 직접 활용 방안을 결정할 수 있는 대규모 공공부지라는 점에서 주택 공급 카드로서의 활용도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전날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용산 주택공급과 관련해 정부가 서울시와 보다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임 국토부 장관과 서울시가 서울 주거난 문제를 풀어보고자 노력했지만 국토부가 저자세였다는 생각이 든다”며 “서울시로부터 협의해 얻어내야 할 것이 있는데 협상적인 자세로 나오는 것이 중앙정부의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민주당 서울시당 주택공급정책특별회의에서도 용산공원 본체 부지 외곽에 1만3000~2만가구 규모의 청년주택 공급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와 여권의 용산 주택공급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서울시와의 협의가 향후 최대 변수로 꼽힌다. 용산공원 조성이라는 기존 계획과 주택 공급 확대 사이에서 어느 범위까지 부지를 활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홍 후보자의 취임 이후 정부가 용산 부지에 대한 현장 검토와 서울시 협의를 본격화할지도 관심사다. 홍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윤 의원이 주택 전문가와 함께 용산공원 부지를 직접 둘러보는 방안을 제안하자 “그렇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전제로 한 계획은 충분한 논의 과정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주택과 녹지를 함께 늘리는 등 전체적인 도시 개발의 틀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용산공원은 착공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땅”이라며 “토지 오염 등 부차적인 문제가 있어 공급 속도를 낼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포함해 용산 도시개발의 틀 전체를 재수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충분한 논의 과정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