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제조·판매 4개사 심의 착수
법인·전현직 임직원 고발 의견 제시
‘매우 중대한 위반’ 판단…과징금 예고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디지털교과서 수업을 위해 일선 학교에 보급되는 태블릿 컴퓨터 입찰에서 제조·판매업체들이 짬짜미했다는 의혹이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에 오른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된 입찰 규모만 약 650억원으로, 해당 입찰을 통해 공급된 태블릿은 20만대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사무처는 17일 아이브리지닷컴, 에이텍컴퓨터, 유니와이드, 포유디지탈 등 4개 태블릿 컴퓨터 제조·판매사업자의 디지털교과서용 태블릿 입찰 담합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18일 해당 업체들에 송부된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가리는 심의 절차도 본격화한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행위 사실과 위법성, 조치 의견 등을 담은 문서로 검찰의 공소장 격이다. 다만 심사보고서에 담긴 판단이 공정위의 최종 결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이 최종 결정된다.
디지털교과서용 태블릿은 초·중·고교 학생들이 수업 중 디지털교과서를 열람하고 온라인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하는 기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격수업이 보편화하면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도입됐다.
일반 소비자용 태블릿과 달리 교육청이나 학교 등 공공기관이 필요한 물량을 일괄 구매해 학생들에게 대여하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공급업체는 공개입찰 등을 통해 선정되며 한 건의 입찰로 수천대에서 수만대가 공급되기도 한다. 사업에 따라 기기 공급뿐 아니라 초기 설정과 소프트웨어 설치, 주변기기 제공, 유지·보수 등이 함께 포함된다.
공정위 심사관은 4개 업체가 교육청 등이 발주한 디지털교과서용 태블릿 컴퓨터 입찰에서 조직적으로 담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는 약 650억원이며, 해당 입찰을 통해 공급된 태블릿은 20만대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사관은 이 같은 행위가 입찰담합에 해당하는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향후 금지명령 등을 포함한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과 전·현직 임직원 등 관련자에 대한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관련매출액은 담합의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 650억원에 들러리 업체의 매출액 등이 더해져 산정된다.
이 사건 조사 당시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적용되는 부과기준율 상한인 15%를 입찰 규모 650억원에만 단순 적용해도 기본 과징금은 최대 97억5000만원으로 100억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들러리 업체의 매출액까지 고려하면 과징금 규모가 1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실제 과징금은 위원회가 관련매출액을 확정한 뒤 가중·감경 요인 등을 반영해 결정한다.
실제 법 위반 여부와 구체적인 제재 수위 역시 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4개 업체는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6주 안에 서면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증거자료의 열람·복사도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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