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만장일치로 3.75~4.00%…연말 금리 중간값 4.1%로 상향

“인플레 여전히 높다”…이란전 유가 충격 속 물가전망 3.7%로 높여

美 성장률 전망 2.3%로 상향…지급준비금 금리·재할인율도 동반 인상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7월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결정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23년 7월 이후 3년여 만이다. [AFP]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7월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결정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23년 7월 이후 3년여 만이다.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3년여 만에 통화 긴축으로 돌아섰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 압력이 다시 커지는 가운데 미국 경제와 고용은 금리 인상을 감내할 만큼 견조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 위원들의 연말 금리 전망치도 높아지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렸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높은 연 3.75~4.0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FOMC에서 표결권을 가진 위원 12명 모두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날의 정책 조치는 인플레이션을 위원회의 2% 목표로 보다 적시에 복귀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물가 압력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 기준금리 추이(4.0)
미 기준금리 추이(4.0)

반면 미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견조했다. 연준은 “경제 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상황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국내 지출은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시장에 대해서도 “고용 증가가 노동력 증가 속도에 보조를 맞추고 있으며 실업률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생산성 증가세가 강하고 자본투자도 견조하다는 평가도 내놨다. 물가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도 경기와 고용이 버티고 있어 연준이 긴축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고 판단한 셈이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도 높아졌다. 이날 공개된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이 제시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의 중간값은 4.1%로 지난 6월 전망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기준금리 상단이 4.00%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준 내부에서 연내 추가 긴축 필요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점도표는 각 참석자가 경제와 물가 전망에 비춰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금리 경로를 나타낸 것으로, 개별 전망을 누가 제출했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연준은 물가 전망도 높여 잡았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7%로 지난 6월보다 0.1%포인트 상향했다.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물가 안정의 걸림돌로 부상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경기 전망도 상향했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3%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4%로 제시했다. 각각 지난 6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높다. 물가 압력이 커졌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 역시 예상보다 강하다는 판단이다.

이번 결정에 맞춰 연준의 통화정책 운영금리도 일제히 올라갔다. 연준 이사회는 지급준비금 잔액에 지급하는 금리(IORB)를 3.90%로 인상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재할인율도 0.25%포인트 올린 4.00%로 조정했다. 모두 17일부터 적용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연방기금금리가 3.75~4.00% 범위에서 움직이도록 공개시장운영에 나선다. 상설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는 4.00%, 역레포 금리는 3.75%로 정했다.

연준은 충분한 수준의 지급준비금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미 국채 단기물을 매입하고 잔존 만기가 3년 이하인 국채도 추가로 살 수 있도록 했다. 연준이 보유한 미 국채에서 발생하는 원금 상환액은 전액 재투자하고, 정부기관 증권의 원금 상환액도 미 국채 단기물에 재투자한다.

연준은 2024년 9월과 11월, 12월에 이어 지난해 9월과 10월, 12월 각각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내렸다. 올해 들어서는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해왔지만 이날 인상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 쪽으로 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취임 이후 첫 금리 조정이 인하가 아닌 인상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해왔다. 미 국채금리도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연준이 이란 전쟁발 에너지 가격 상승을 얼마나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으로 판단하는지와 연내 실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지에 쏠릴 전망이다.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