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랜치 “수개월 침묵하던 민주당, 갑자기 AI 거론”
“中과 AI 경쟁서 질 수 없어…AI 규제하지 않을 것”
오바마·해리스 등 규제론 확산에 트럼프 행정부 반격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규제 논쟁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AI 규제를 요구하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규정하며 맞불을 놨다.
15일(현지시간)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장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최근 AI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일 뿐이라는 건 굳이 입 밖으로 얘기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개월 동안 이상할 정도로 침묵을 지키던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갑자기 마이크 앞으로 달려가 AI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AI와 관련해 내리는 결정을 이끌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AI 개발 속도를 늦추고 정부가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정부와 정치권이 AI가 일자리와 어린이 등에 미칠 영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법률과 규제 마련을 촉구했다.
2028년 대선 재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해리스 전 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최첨단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연방 차원의 AI 감독기구 설립을 요구했다.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도 정부가 AI의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규제론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움직임이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블랜치 장관은 “우리는 규제기관이 아니라 검찰”이라며 “따라서 AI를 규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AI는 우리 사회에 지극히 유익하다. AI가 하는 훌륭한 일들이 많다”며 AI 개발 가속을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AI를 활용한 범죄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든 AI와 관련해 형법을 위반하면 우리는 이를 수사할 것”이라며 이미 AI 관련 사건으로 개인을 기소한 사례가 상당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AI 기술 탈취 문제도 언급했다. 오는 24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를 의제로 다뤄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이라는 나라를 비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중국에는 그런 악의적 행위자가 분명히 존재하며 우리는 반드시 그들을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안전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민주당과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위해 개발 속도를 늦춰선 안 된다는 트럼프 행정부가 맞서면서 AI 규제 문제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