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 (주)칠십이초는 등장과 동시에 주목받았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드라마 ‘72초’는 제대로 된 홍보 한 번 없이 네이버, CJ E&M에서 콘텐츠 제휴가 들어왔다.

2015년 2월 칠십이초 설립 이후엔 ‘72초TV’라는 브랜드 아래 시즌제 콘텐츠를 속속 제작하기 시작했다.

‘흔남(흔한남자)’ 도루묵의 일상을 다룬 초압축드라마 ‘72초’를 시작으로 혼자 사는 30대 여자 오구실의 일상을 다룬 ‘오구실’, 단짝 친구 ‘두 여자’는 물론 19금의 경계를 넘나드는 ‘바나나 액추얼리’, 교포 청년의 한국 체험기 ‘이너뷰’, 뉴스 형태의 ‘72초 데스크’ 등 인기 콘텐츠가 속속 등장 중이다. 드라마 형식의 경우 2030 여성들이 주요 타깃이다.

칠십이초가 선보이는 콘텐츠는 놀랍도록 퀄리티가 높다. 고작 2분의 시간을 쓰면서도 스토리텔링이 탄탄하다. 넋 놓고 클릭하면 한 시즌이 후딱 지나간다. 뮤직비디오 한 편을 보는 듯 “음악과 영상이 쫀쫀하게 붙어” 있고, 빠른 편집으로 ‘호흡’을 살렸다. 편집과 음악과 내레이션 3박자가 ‘72초 드라마’를 이색적으로 만든 힘이다. 제작비 역시 만만치 않아 회당 1000만원, 시즌당(8~12편) 1억원을 들인다. 평균 제작기간은 무려 3~4개월이다. ‘저렴한 제작비’와 ‘짧은 제작기간’이 강점이라는 모바일 콘텐츠 업계와는 전혀 다른 길이다. 모바일 콘텐츠 업계의 강자이지만 성지환 칠십이초 대표는 “굳이 따지자면 레거시 미디어 쪽에 더 가깝다”고도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타격도 크다. 최근 오픈한 ‘호러 딜리버리 서비스’는 그런 점에서 아쉬운 콘텐츠로 남았다. “일상에 붙어있는 너무 무섭지 않고 오싹할 만한 호러물”을 시도했다. “첫 시도로서는 좋았으나 완성도는 아쉽다”는 것이 성 대표의 평가다.

기획부터 대본, 연출, 음악을 입히는 후반작업까지 칠십이초에서 모든 걸 해결한다. 하나의 작품에 15~20명의 스태프가 투입된다. 집단창작 시스템의 결정체다. 물론 기존 드라마 제작과 달리 “대본에서 시작하지 않고”, “숱한 잡담과 농담”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어 작품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성 대표는 “많은 사람들은 모바일에 적합한 콘텐츠는 짧은 콘텐츠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호흡이 중요하지 길이가 중요하진 아니다. 보다가 넘기는 것은 지루하기 때문인 거지, 길이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재미’다.

하지만 누구나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도, 제작자와 대중의 취향이 맞아떨어지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방송 관계자들이 “시청률은 하늘이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칠십이초 콘텐츠는 “일상에서 출발”해 “심하리만큼 새로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특징이 있다. “일상적인 것을 다른 시각으로 보여준다”는 가치에서 모든 콘텐츠가 파생, 이 안에서 재미가 나온다.

성 대표는 “공감을 하기는 쉽다. 누구나 겪는 걸 보여주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재미를 주는 건 다른 이야기다“라며 ”칠십이초 콘텐츠를 다른 콘텐츠보다 재미있다고 느끼는 건 굉장히 사소하고 일상적인 걸 다르게 보여주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르게 보여주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독창성으로 칠십이초 콘텐츠마다 성적표(2016년 9월 5일 기준, 칠십이초 집계)도 좋다.

‘72초’ 첫 시즌이 총 510만뷰의 조회수를 기록한 데 이어시즌2가 1540만뷰, 시즌3가 1560만뷰를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오구실’ 시즌1은 약 730만뷰, 시즌2는 590만뷰를 기록했으며 ‘두 여자’는 총 352만뷰를 넘었다.

‘바나나 액추얼리’는 칠십이초의 최고 히트작이다. 시즌1이 1214만뷰를 기록한 데 이어 시즌2‘는 공개 18일 만에 합산 조회수 2000만뷰를 기록했으며, 9월 1일 2700만뷰를 돌파한 데 이어 현재 3000만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훈남 교포 청년의 한국 체험기 ’이너뷰‘는 시즌1에서 212만뷰(5월 8일 기준)했다. 뉴스 형식의 ’72초 데스크‘도 인기다. 애초 ”뉴스를 짧고 재밌게 보여주기 위해 시도“했으나 두 번의 실패 사례를 겪은 뒤 태어난 형식이다. 성 대표는 ’72초 데스크‘에 대해 ”실제로 KBS뉴스 한 시간 짜리를 3분으로 압축해 만들어봤는데, 3분 밖에 안 되는 데도 너무 지루해 포기하다 나온 형식“이라고 말했다. 일종의 ’생활밀착형 뉴스 예능‘으로 뉴스는 포기하고, 포맷만 살려 나온 콘텐츠다. 시즌1에서 총 202만뷰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수많은 언론사의 롤모델로 등극했다.

칠십이초의 콘텐츠는 사실 특정한 형식을 고집하지도 않는다. 성 대표는 “형식은 이게 재밌겠다, 이런 걸 잘 표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거지 특별한 형식으로 만들지는 않는다”며 ”매일 보던 이야기를 더 새롭게 끌어낼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한다“고 했다.

탄탄한 스토리텔링에 만만치 않은 공력을 더해 만든 콘텐츠들은 대중성과 함께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지난 8월 아시아 유일의 웹 영화제인 K웹 페스트(Kweb Fest)에서 ’72초 시즌3‘가 로 대상을 수상, 세계 최대의 웹영화제인 LA 웹 페스트에 공식 초청을 받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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