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출범 하루 만에 ‘파견검사 수사권’ 없애는 법안
논란 커지자 이틀 만에 철회…與 “정비 과정 실수”
장동혁 “정말 실수일까”…野 일제히 반발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수사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출범 직후 파견검사들의 수사 권한을 잃을 뻔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특검 파견검사의 수사 권한을 없애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이틀 만에 철회하면서다.
민주당은 새 형사사법체계에 맞춰 관련 법률을 일괄 정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야당은 “정말 실수냐”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선관위 특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다음달 2일 시행되는 새 형사사법체계에 맞춰 대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변경하는 등 관련 조문을 정비하기 위한 법안이다.
문제는 개정안에 특검 파견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한 예외 조항까지 삭제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점이다. 현행 선관위 특검법 부칙 제5조는 새 형사사법체계가 시행된 이후에도 특검에 파견된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 파견검사가 작성한 조서 등의 증거능력도 인정하고 있다.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됐다면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은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게 될 수 있었다. 이들이 관여한 수사자료 역시 향후 재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특검팀에는 검사 15명이 파견돼 있다.
더구나 새 형사소송법 자체도 특검 파견검사에게는 예외적으로 수사를 허용하고 있다. 일반 검사의 수사권은 폐지하더라도 특검에 파견된 검사는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둔 것이다. 이에 새 형사사법체계에 맞추기 위해 선관위 특검법을 정비했다는 민주당의 설명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시점도 논란을 키웠다. 선관위 특검은 개정안 발의 하루 전인 지난 7일 공식 출범했다.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롯해 선거관리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막 착수한 직후였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개정안을 발의한 지 이틀 만인 지난 10일 철회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언론 공지에서 “최근 140개 법안을 일괄적으로 개정 형소법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에서 특검법 개정안이 합의 취지와 다르게 정리, 발의됐다”며 “이에 법사위에서는 발의된 선관위특검법 개정안을 철회하고, 파견 검사가 특검 기간 동안 수사가 가능하도록 법안을 재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사실상 입법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정말 실수가 맞느냐”며 반발이 터져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관위특검 수사권 박탈 법안 발의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 실수란다”며 “140개 법안 한꺼번에 정리하다 빼먹었단다. 정말 실수일까. 진심이 담긴 실수?”라고 비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특검법 발의는 7월 여야가 합의한 특검법을 무력화하는 사기적 행태”라며 “선관위의 무능과 부패를 비호하는 것을 넘어 국민 참정권 침해 사태를 암장해 버리겠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주진우 의원도 페이스북에 “선관위 특검법에 잉크도 안 말랐다. 민주당이 선관위 부정과 비리를 덮으려 한다. 선관위와 한 패임을 인증했다”며 “민주당은 선관위 특검 수사를 무마하려는 시도를 당장 멈추라”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출범한 선관위 특검에는 현재 15명 안팎의 파견검사가 출근해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 여야 합의로 출범한 선관위 특검은 파견검사 20명과 특별수사관 70명 등의 규모로 최장 150일간 수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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