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강화 “방향 맞아도 속도·방식 중요”

자사주 소각·근로시간 ‘벤처 특수성’ 고려 의지

갭투자 의혹엔 “너무 말하고 싶었다” 적극 해명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에서 창업벤처 관련 협단체 차담을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서현 기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에서 창업벤처 관련 협단체 차담을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서현 기자

[헤럴드경제=홍석희·김서현 기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다뤄져 온 자본시장 정책에 중기부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대해서도 부실기업 퇴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 추진 속도와 방식, 기존 주주 보호책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10일 오전 벤처기업협회에서 창업·벤처 관련 협·단체들과 차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장관으로 일하게 된다면 코스닥 시장에 대해 할 말을 하는 장관, 자본시장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중기부 장관이 되겠다”며 “아마 처음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이 끝나자 현장에 있던 벤처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코스닥은 중소벤처기업에 너무 중요한 시장인 만큼 금융시장 관점에서만 정책을 짤 수는 없다”며 “중소벤처기업과 기존 투자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필요하다면 금융위원장과도 토론하겠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대해서는 부실기업 정리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후보자는 “큰 방향성은 옳더라도 속도와 구체적인 방식이 중요하다”며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기존 주주 보호 대책은 충분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벤처투자와 관련해서는 민간 모험자본 확대를 과제로 꼽았다. 그는 “벤처투자 지표가 좋아 보여도 정부 재정 투입이 상당 부분 이끌어온 측면이 있다”며 “민간 자금 유입을 늘릴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과 벤처 육성이 충돌한다는 지적에는 “같은 방향”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해 코스닥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기관투자자와 민간 자금도 유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서는 임직원 보상 등에 활용하는 벤처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규제 유연화에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후보자는 “업계의 문제의식 가운데 합리적이고 일리 있는 부분이 있다”며 “업무 특성을 고려해 근로시간 규제를 합리화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규제 혁신은 벤처·스타트업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지원금보다 중요한 것이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벤처·스타트업은 보호와 지원을 넘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규제를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타 부처 소관 규제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해당 부처 장관들과 토론하고 설득하겠다”고 했다.

최근 토스를 둘러싼 ‘검색 미션’ 논란처럼 신산업과 기존 산업, 벤처기업과 소상공인 간 이해가 충돌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조정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자는 “누구는 이기고 누구는 지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갭투자와 이해충돌 의혹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질문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 꼭 얘기하고 싶었다”며 운을 뗐다.

홍제동 아파트를 둘러싼 갭투자 의혹에 대해서는 “2016년 결혼 후 해당 아파트를 매입해 도배·장판·창호 교체만 하고 바로 들어가 약 4년간 실거주했다”며 “2022년 2월 전세 세입자를 들였고, 갭투자가 아닌 비거주 1주택이다. 초선 때부터 해당 주택을 여러 차례 매도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고 부정했다.

전력시장감시위원회 위원 활동과 환경단체 활동을 둘러싼 이해충돌 의혹도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공익 목적의 시민단체 활동은 관련 법과 제도상 사적 이해관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며 “주식을 보유하거나 회사 직원으로 월급을 받은 것도 아닌 공익 목적 활동까지 이해관계로 본다면 공무원끼리 모여 모든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인데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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