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운전자본 효과 인지 90%

B2B 카드결제 10% 미만 기업 51%

기업 절반 “ERP 수기 재입력 비효율”

SAP 이어 국내 ERP 업체 연계 추진

이상윤 비자코리아 전무가 30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원빌딩에서 열린 미디어 스터디 세션에서 국내 기업의 B2B 결제와 법인카드 활용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비자코리아]
이상윤 비자코리아 전무가 30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원빌딩에서 열린 미디어 스터디 세션에서 국내 기업의 B2B 결제와 법인카드 활용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비자코리아]

[헤럴드경제=김서현 기자] 국내 중소·중견기업 2곳 중 1곳은 기업 간(B2B) 대금의 10%도 법인카드로 결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카드의 결제유예가 운전자본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은 90%에 달했지만 실제 사용은 저조했다. 비자코리아는 기존 송금 관행과 기업 업무 시스템의 불편 등이 법인카드 활용을 막고 있다고 보고,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들과 연계해 시스템 안에서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0일 비자코리아가 리멤버와 실시한 ‘2026 국내 성장 중견기업의 운전자본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매출 500억원 이상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재무 의사결정 관여자 150명 중 78%가 현금흐름 관리와 지급시점 조절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국내 B2B 대금에서 법인카드 결제 비중이 10% 미만인 기업은 51%에 달했다.

실제 사용을 막는 가장 큰 요인은 기존 송금 관행이었다. 법인카드 저이용 기업의 21%가 ‘계좌이체·현금송금 등 기존 방식이 관행으로 자리 잡아서’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고액 결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응답이 16%, 수수료 부담이 13%로 뒤를 이었다.

이날 미디어 스터디 세션에서 이상윤 비자코리아 전무는 “법인카드가 운전자금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기업들도 알고 있지만 실제 활용을 가로막는 환경적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ERP와 결제가 따로 움직이는 업무 방식도 걸림돌로 나타났다. 결제 내역을 ERP에 다시 손으로 입력하는 일을 가장 큰 비효율로 꼽은 응답자가 50%였고, 카드 사용 뒤 정산·관리 업무에 부담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93%에 달했다. 법인카드 선택 때 ERP·회계 시스템과의 연동 편의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응답도 국내 거래 30%, 해외 거래 25%로 각각 가장 높았다.

비자는 이 같은 시스템상의 비효율을 ERP와 결제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이 기존 재무·구매 업무를 처리하는 ERP 안에서 결제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무는 “임베디드 페이먼트는 B2B 결제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시스템 연계 수요도 확인됐다. 거래·시스템상의 제약이 해소된다는 전제에서 임베디드 결제 도입 의향은 91%였고, 업무 시스템 안에 결제 기능이 들어올 경우 법인카드 결제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78%였다. 다만 적극적인 임베디드 결제 도입 의향은 22%로, 상당수는 조건이 맞을 경우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비자는 법인카드의 역할도 임직원 경비 처리에서 기업의 자금 운용 수단으로 넓힌다는 전략이다. 조사 보고서는 법인카드를 ‘무이자 단기 유동성 도구’로 재정의했다. 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실제 자금이 빠져나갈 때까지 생기는 기간을 기업이 운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거래·시스템상의 제약이 해소될 경우 국내 B2B에서 법인카드를 도입하거나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88%였다. 다만 적극적으로 도입·확대하겠다는 응답은 33%였고, 55%는 ‘조건이 맞으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sns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