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글로벌 금리 상승에 이어 원화 강세가 국내 증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는 환율 영향을 반영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와 목표주가를 나란히 낮췄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씨티는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76조7000억원에서 74조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산출하는 컨센서스(78조7166억원)를 하회한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 261조1000억원에서 254조2000억원으로 낮췄다. 씨티는 원/달러 하락에 따라 영업이익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하향 조정에 따라 목표주가 역시 기존 31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내려잡았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도 환율 영향으로 크게 낮아졌다. 씨티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15조5000억원에서 104조1000억원으로 10% 하향했다. 비우호적인 환율 영향과 상여금 충당금을 반영한 결과다.
씨티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추면서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영향을 약 5조원 반영했다.
증권가에서도 가파른 원화 강세가 단기적으로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1559원까지 치솟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며 1500원선을 내줬다. 지난달엔 1400원선마저 내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9원에 개장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원화 강세 초기에는 과거 사례에서도 이익 추정치의 하락을 먼저 걱정한다”며 “원화 강세는 단기에 소화하고 외국인 유입에 따라 추세적으로 한국 시장이 탄력을 받을 요인이긴 하지만, 그 초기에는 결국 이익 추정치의 수정을 한 번 소화해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원화 강세 피해 업종으로 꼽힌다. 달러로 벌어들인 수익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원화 가치가 상승할수록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업종의 이익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반도체 업종의 이익 증가율(전분기 대비)은 올해 2분기 55%에서 3분기 29%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시 전반의 가파른 이익 트렌드 상승을 이끌어온 반도체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둔화되며 이익 측면의 증시 주도력이 약화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의 이익 증가율 둔화를 반도체 업황의 정점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높은 기저로 인해 증가율이 낮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에프엔가이드가 산출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올해 393조3479억원에서 내년 554조2252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266조4365억원에서 내년 397조2243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이익 증가율 둔화는 기저 부담에 따른 흐름”이라며 “밸류에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이익 증가율이 아닌 이익의 안정성과 수익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영업이익률은 2026년과 2027년 모두 과거 사이클을 크게 상회한다”며 “시클리컬이라는 한계까지 반영된 현재 밸류에이션은 과도하게 하락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씨티 역시 환율에 따른 단기 실적 부담에도 메모리 업사이클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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