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인듐·갈륨 가격 연일 급등
2분기 구리 매출 전년比 75.5%↑
AI광통신용 인듐 판매 51% 확대
갈륨 가격 1년여 만 3배 이상 상승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 세계 금속 시장의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하면서 고려아연의 금속 포트폴리오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이를 뒷받침할 전력망에 대량으로 들어가는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광통신용 인듐과 전력반도체 등에 활용되는 갈륨까지 몸값이 뛰고 있어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은 이달 6일 톤당 1만445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처음으로 1만4000달러를 넘어선 이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AI 산업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가 가격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는 데이터센터 자체 설비는 물론 발전시설에서 데이터센터까지 전력을 보내는 송·배전망과 변압기 등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AI 인프라 투자가 데이터센터 건설에서 전력망 증설로 이어질수록 구리 수요 역시 함께 커지는 구조다.
윌리엄 오스나토 바차트 상품 데이터 리서치·분석 담당 이사는 CNBC에 “높아진 구리 가격을 지탱하는 핵심 배경은 빠르게 성장하는 AI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수요”라고 분석했다.
고려아연도 구리 판매 확대 효과를 보고 있다. 올해 2분기 고려아연의 구리 판매량은 9365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1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구리 매출은 1900억원으로 75.5% 뛰었다.
고려아연이 블룸버그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의 전망을 토대로 제시한 자료를 보면 글로벌 구리 수요는 지난해부터 2040년까지 48% 증가할 전망이다.
AI 효과는 희소금속으로도 번지고 있다. 두 번째 ‘AI 금속’으로 꼽히는 인듐이다.
인듐은 아연 제련 과정에서 부산물로 회수되는 희소금속이다. 그동안 디스플레이용 투명전극(ITO)이 가장 큰 수요처였지만, 최근에는 인듐인화물(InP) 기반 광통신 레이저 등으로 활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GPU와 서버 간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기 위한 광통신 수요가 커지면서 인듐의 새로운 수요처가 확대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에서 아연 제련 부산물을 활용해 순도 99.99% 이상의 고순도 인듐 잉곳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인듐 판매량은 전분기보다 51% 증가했다. 고려아연은 선제적인 재고 운영으로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수출 관리 강화와 AI·광통신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인듐 가격도 지난해 1분기 ㎏당 355달러에서 올해 2분기 800달러 수준까지 뛰었다.
고려아연은 향후 AI와 광통신 시장 성장으로 인듐 공급 부족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고순도 제품 생산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세 번째 금속은 갈륨이다. 갈륨은 AI 서버와 전력반도체, 레이더 등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다.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커지고 있어 갈륨 시장의 성장세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상승폭도 가파르다. 갈륨 가격은 지난해 1분기 ㎏당 625달러에서 올해 2분기 2140달러로 3배 이상 뛰었다. 최근에는 ㎏당 3075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수요 증가 속도는 구리와 인듐보다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갈륨 수요는 2040년까지 약 6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2.7%에 달한다. 고려아연은 약 557억원을 투자해 2028년 연산 15톤 규모의 갈륨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AI·방산·반도체 산업 성장에도 불구하고 갈륨·게르마늄·인듐 등 핵심광물의 정제 기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고려아연의 기술과 미국의 정책 수요가 가장 직접적으로 맞물리는 지점”이라고 평가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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