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장관 일정 최소화…檢총장 대행도 3주째 연가

하위법령 대대적 손질…“늦어도 9월 초까지 마련해야”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등 검찰 고위 간부들이 지난 5월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안장된 박현숙 열사의 묘역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등 검찰 고위 간부들이 지난 5월 15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안장된 박현숙 열사의 묘역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을 불과 40여일 앞두고 법무부와 검찰의 수장이 업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지휘부 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개정 형사소송법의 후속 법령 정비와 조직·인력 재편 등 굵직한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이를 지휘해야 할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공소청 개청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제출한 사직서가 재가될 때까지 장관으로서 참석하는 일정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 장관은 본지에 “사직서를 내고서 장관으로 외부 활동을 한다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향후 정 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예정돼 있었던 대부분의 일정은 당분간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대신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해왔던 정 장관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직후 청와대와 인사혁신처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같은 날 정 장관은 과천 법무부 청사 퇴근길에 “형소법도 통과됐고 남은 건 공소청 출범이니까 제가 할 역할이 별로 없다”며 “국회에 가서 당의 통합이라든가 형소법 개정 과정에서 나타난 약간의 문제점들을 신속하게 수정하는 데 할 일이 더 많지 않겠냐는 판단하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사의를 사실상 수용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청와대는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장관의 사표가 수리되면 후임 장관이 임명되기 전까지 이 차관이 장관직을 대행하게 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과천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과천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

앞서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검사)이 지난달 31일 형소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직후 사표를 제출하고 3주째 출근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 장관까지 업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던 공소청 개청 준비 작업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와 검찰은 오는 10월 2일 개정 형소법 시행에 맞춰 수사준칙을 비롯한 하위 법령을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하는 데다, 공소청 전환에 따른 직제 개편과 인력 재배치 작업도 마무리해야 한다. 현재 검찰 인력을 기능별로 개편·재배치하는 방안을 두고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직제는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공소청 출범 이후에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되는 만큼 수사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와 기소·불기소 판단을 어떤 절차로 연결할지 등 새로운 업무 체계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법조계에서는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들어서기 전까지 하위 법령과 실무 지침을 마련하고 일선에 안착시키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지나치게 빠듯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법무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늦어도 9월 초에는 법령에 대한 입법예고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야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서 공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인사의 경우에도 10월 2일 전까지 구체적인 안이 마련이 돼야 하는데, (검찰 인력이) 중수청으로 얼마나 이동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y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