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김성수 신임 대법관 취임식에서 김 대법관의 취임사를 경청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김성수 신임 대법관 취임식에서 김 대법관의 취임사를 경청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대법, ‘재제청 요구 거부 입장문’ 추가 설명

“靑 공문에 형식적 하자 있다는 취지 아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와 관련한 추가 입장을 23일 내고 “재제청 요청 공문에는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며 “공문의 문언상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돼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날 “대법원장께서는 어제(22일) 2026. 8. 28. 자 재제청 요청은 그 헌법상 근거가 없어 이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이에 대해 여러 해석이 제시되고 더 명확한 설명요구가 있어 설명을 드린다”면서 조 대법원장의 입장을 이같이 공지했다.

조 대법원장은 우선 입장문에서 “먼저, 개인적인 부친상과 국제행사 준비 관계로 입장 발표 시기가 늦어진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22일 밝힌) 입장문 내용 중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부서된 문서로써 하여야 한다는 부분은, 헌법 제82조에 따라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형식을 갖춘 문서로써 하고 그 해석도 오로지 문서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이지, 8월 28일자 공문에 형식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는 아님을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히 재제청 요청과 관련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제청과정에서의 절차적 흠결’이 존재한다는 사유는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기초해 볼 때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관 공백 장기화로 인한 국민 불편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신속히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장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대법원 공지를 통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청와대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대신 다른 후보자를 제청해 달라고 요구한 지 25일 만이다.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한다”며 “이번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로는 2026. 8. 28. 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이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그러므로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했다.

청와대는 두 차례 관련 입장을 내고 조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청와대는 첫 번째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의 제청 반려에도 불구하고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하지 않겠다는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고 밝혔다.

이후 두 번째 입장문을 통해선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과 관련한 입장을 언론에 전하며, 서두에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써 합니다’라고 했다”며 “이는 마치 대통령의 재제청 요청이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흠결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입장 발표”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통령의 2026. 8. 28.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 공문은 전자문서로 시행됐고, 그 전자문서에는 국무총리가 부서했다”며 “그간 대법원장 및 대법관 임명 시 국무총리의 부서만으로 임명이 이루어졌다.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가 없어 제청 반려 및 재제청 요청이 무효라는 취지라면, 지금까지 국무총리 부서만으로 임명된 대법원장과 대법관에 대한 임명 효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제청을 반려하는 헌법적 근거는 공문에서 분명히 밝혔고,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수석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께 소상히 말씀드렸다”며 “국민들이 다 아시는 반려 사유를 유독 대법원장만 ‘공문에 그 내용이 없으니 모르겠다’ 라고 하는 것인지 그 의도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y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