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노조, 14일 중노위 쟁의조정 신청 예정
한화오션 하청노조, 사측 교섭 불발 시 파업 방침
빅3 수주잔액 200조 넘긴 가운데 조업 타격 우려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조선업계에 여름 휴가 복귀 시점과 맞물려 거센 하투(夏鬪)가 본격화될 태세다. 오랜 불황을 끊고 본격적인 초호황기에 진입하며 실적 개선을 이뤄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노동조합과 수익성 방어가 필요한 사측의 입장 차이가 평행선을 달리며 파업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까지 공통 하계 휴가 기간을 지낸 뒤, 오는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6월 교섭을 시작한 이후 14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렇다 할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과 지난해 영업이익의 30%과 성과급 등을 놓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자 기조가 안착한 만큼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노조와, 과도한 인건비 인상은 미래 경쟁력에 부담이 된다는 사측이 맞서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노위가 향후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치면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화오션 노사 역시 상견례 이후 지난달부터 임단협을 진행해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화오션 노조는 기본급 정액 인상과 성과급 기준 조정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화오션의 경우 하청 노조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 하청 지회와 급식·청소업체 노조인 웰리브 지회가 지난달 초 경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원청 상대 파업권을 획득하며 다방면의 갈등 리스크를 안고 있다.
한화오션은 웰리브 노조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한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지난달 20일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두 하청 노조는 사측이 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파업을 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부터 시행된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 이후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쟁의권을 행사하는 실질적인 첫 사례가 될 수 있어 업계의 긴장감이 높다.
삼성중공업 또한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와 상견례를 가진 이후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현재 노사는 임금을 중심으로 협상 중인데, 타사와 마찬가지로 흑자 달성 및 호황에 따른 성과급 지급 기준 마련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선 3사 모두 노사 간 입장 차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갈등 장기화 우려도 크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여름휴가 전 타결이 이뤄졌는데 올해는 추석 전에는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각 조선사 야드에 3년치 이상의 일감이 꽉 찬 상태에서 빚어지는 파업은 치명적인 생산 타격으로 직결된다. 모처럼 맞은 수주 호황기가 하투라는 암초를 만나 하반기 수익성 방어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조업 일수 관리가 시급하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달 중대재해와 안전사고로 전 공정 생산 일시 중단 및 전 사업장 안전 셧다운을 실시한 바 있다.
가뜩이나 3분기는 통상 장마·폭염에 여름 휴가, 추석 연휴 기간 등이 겹쳐 조업 일수가 줄어드는 비수기인 만큼, 생산성 개선이 하반기 실적의 관건이 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조선 3사의 합산 수주잔액은 1454억달러(약 224조원)로 2014년 이후 처음 200조원을 넘겼으며, 1분기 기준 3사 가동률은 HD한국조선해양(선박 부문) 103.9%, 한화오션 99.5%, 삼성중공업 99.7% 등 100% 안팎에 달해 생산 일정을 늦출 여유가 없다. 만약 파업으로 인한 공정 지연이 발생할 경우, 선주사와의 계약 조건에 따라 거액의 지체상금을 물어내야 할 위험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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