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고 출입 규정 안지키고 열쇠 방치
탄약 10발 반출 경위 파악조차 어려워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지난 3일 발생한 포항 해병대 1사단 부사관 총기 사망사고가 난 부대에서 총기·탄약 관리 부실이 다수 확인됐다. 무기고·탄약고 출입 시 관리책임자인 장교와 부사관이 함께 들어가야 하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열쇠도 지휘통제실이 아닌 사고자 개인 사무실 서랍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병대사령부는 13일 브리핑에서 “사고자 소속 부대에서 총기·탄약 안전 관리가 일부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무기고·탄약고 열쇠는 지휘통제실 일상용 열쇠 보관함에 보관해야 하나 사고자의 사무실 서랍에 보관하는 등 일부 미흡 사항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고자는 무기고·탄약고 출입 당시 규정상 장교와 함께 동행해야 했지만 병기병 2명과 출입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장교가 동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대 군수지원 업무를 맡은 지원과장으로서 다른 업무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 사유는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동행 누락이 관행적으로 있었던 일인지에 대해 “관행은 아니었고, 장교가 동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면서 이례적으로 발생한 문제”라고 말했다.
무기고·탄약고 열쇠 역시 규정상 지휘통제실 열쇠보관함에 보관해야 했지만 사고자의 사무실 서랍에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또 정비를 위해 보관 중이던 사고 총기가 규정과 달리 일반 운영용 무기와 분리되지 않은 채 치장무기고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병대 관계자는 “치장무기고에는 전시동원용으로 봉인·진공포장된 무기만 있어야 하는데, 정비 효율을 위해 사고 총기가 함께 보관되면서 이런 규정 위반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사고자는 지난달 28일 병기병 2명과 함께 개머리판 교체를 명목으로 치장무기고에서 소총 2정을 반출했다. 이 중 1정은 개머리판을 교체한 뒤 예하 중대로 정상 불출됐지만, 나머지 1정은 사무실에서 개머리판을 교체하는 모습만 CCTV에 포착된 뒤 반납되지 않았다.
부대 현관 CCTV에는 사고자가 같은 달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가방을 메고 퇴근하는 모습이 찍혔다.
이틀 뒤인 30일에는 탄피 반납 및 실습을 명목으로 교육훈련용 탄약고에 들어가 병기병들이 탄피 개수를 확인하는 사이 탄약 10발(1클립)을 반출한 것으로 보인다. 탄약고 내부에는 CCTV가 없어 반출 장면은 직접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자는 지난 3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 영외 간부숙소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 감식과 부검 결과 외부 침입 흔적과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두부 총상 외 다른 외상도 확인되지 않았다.
해병대는 사고 이후 전 부대 총기·탄약 특별점검을 실시해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치장무기고에 섞여 있던 운영용 무기도 전량 분리·복원했다고 밝혔다.
해병대 관계자는 “지난 9일부터는 사령부 감찰실 주관으로 사고 부대를 포함한 해병대 1사단 전체에 대한 감찰이 진행 중”이라며 “열쇠 관리 부서장과 지휘관 등 관련자는 조사·감찰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병대는 2029년까지 열쇠 없이 2명이 동시에 접근해야 문이 열리는 생체인식 기반 무기고 개폐 시스템을 전 부대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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