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2.17만가구·광주 4500가구·염창 1000가구
내곡·세곡·하남 감북 등 추가 거론…사업 속도 변수
[헤럴드경제=윤성현·서정은 기자] 정부가 서울 강서 염창과 경기 남양주·광주 등에 2만70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하고, 연내 선호 입지에서 7만3000가구+α를 추가 발표한다. 신규택지를 통한 10만호 공급안의 75% 가까이 추가 지정해야 하는 만큼 서울 등 핵심 주택시장에 미칠 효과는 후속 후보지의 입지와 사업 속도에 좌우될 전망이다.
13일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역세권 등 교통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해 우선 약 2만7000가구를 공급한다. 정부는 신규 지구에 인허가와 보상 등 절차를 단축한 ‘최단기 착공모델’을 적용해 발표 후 3~4년 안에 주택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에서는 강서구 염창동 일대 5만1000㎡ 부지에 1000가구가 공급된다. 이곳은 2006년 민간 개발사업이 취소된 뒤 약 20년간 방치된 염창공원 부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기존 염창공원과 연계한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지구지정과 지구계획, 부지 조성 등 절차를 통합해 2029년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발표 후 착공까지 약 33개월이 걸린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남양주도심’ 지구다. 경의중앙선 도심역과 인접한 남양주시 와부읍 일대 228만㎡ 그린벨트에 신도시급인 2만1700가구를 공급한다. 대상지에는 고려대학교 덕소농장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기존 철도망과 연계한 광역교통대책을 마련하고 농생명 바이오클러스터를 함께 조성해 자족 기능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2027년 하반기 지구지정을 마치고 2029년 하반기까지 보상을 완료해 2030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기 광주시 장지동 일대 48만㎡에는 ‘경기광주역세권2’ 지구를 조성해 4500가구를 공급한다. 경강선 경기광주역과 가깝고 2031년 개통 예정인 수서~광주선이 들어서면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는 입지다. 판교테크노밸리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잇는 산업 네트워크와 연계해 청년 특화 주거단지로 개발한다. 남양주도심과 마찬가지로 2027년 하반기 지구지정, 2030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잡았다.
정부는 추가 후보지를 관계기관 협의 등 선정 절차를 거쳐 연내 최대한 조속히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추가 발표가 이뤄질 때까지 서울 그린벨트 전역과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 그린벨트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한시 지정하기로 했다. 이 조치만으로 구체적인 후보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후속 7만3000가구+α 가운데 상당 물량이 서울과 서울 인접지역의 그린벨트에서 나올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 이번 대책 발표 전 시장에서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일대와 강남구 세곡·자곡동 잔여 그린벨트, 수서차량기지 인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주변 등이 신규 택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경기에서는 서울 강동·송파구와 인접한 하남 감북동 등이 후보지로 언급됐다. 이들 지역은 이번 발표 대상에서 모두 빠진 만큼 연내 예정된 후속 공급계획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등 지난해 9·7 대책과 올해 1·29 공급방안에서 도심 공급 후보지로 제시된 부지도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이들 부지의 공급 규모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신규 택지 공급이 당장 서울의 부족한 입주 물량을 채우는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 가장 빠른 강서 염창도 착공 시점이 2029년이고 실제 입주는 그보다 뒤다. 정부가 새로 마련한 최단기 착공모델도 신규 지구의 발표부터 주택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3기 신도시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 수준으로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실제 주택 물량 증가보다는 향후 공급에 대한 불안 심리를 낮추고 일부 매매 수요를 청약 대기 수요로 돌리는 공급 신호로서의 효과가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지자체·주민 반대와 관계기관 협의 등이 사업 속도의 주요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먼저 기존 지역 개발사업과의 이해관계 조정이 필요하다. 경기광주역세권2가 들어설 장지동 일대에서는 광주시가 별도로 ‘광주역세권 2단계 도시개발사업’을 수년간 추진해 왔으며 올해 5월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조건부 의결을 받았다. 공공주택지구 지정 과정에서 기존 사업계획과 토지주 보상 등 이해관계를 얼마나 빠르게 정리할지도 착공 시기를 좌우할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남양주에 신규 택지로 2만2000가구가량을 추가로 공급한다고 해도 이미 왕숙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사실상 기존 신도시를 주변으로 확장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신도시 규모를 키우면 서울의 주택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린벨트 신규 택지의 긴 사업 기간과 보상·주민 협의도 고질적인 변수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그린벨트를 통한 공급은 발표부터 입주까지 상당한 기간이 필요해 단기 수도권 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3기 신도시 등 기지정 택지의 용적률을 높이고, 자족용지나 공원·녹지 등의 용도 전환을 통해 공급 물량을 우선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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