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리플(XRP) 스테이킹 사이트 만든 사기일당
피해자 71명에 123억 편취 최대 16억 피해
경찰, 수사착수 사흘만 173억 가상자산 긴급 동결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지금 말씀드릴 FXRP는 리플 생태계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FXRP 스테이킹(가상자산을 예치하고 코인 형태로 보상을 받는 방식)으로 매월 1.5~1.8%의 리플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데요. 매월 75만~90만원 상당의 리플을 보상받게 됩니다.”
고정 이자 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가짜 리플(XRP) 스테이킹 사이트를 만들어 123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첩보를 입수한 지 사흘 만에 범죄수익금이 보관된 가상자산을 긴급 동결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미 100억원 상당은 행방을 추적할 수 없는 상태였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등의 혐의로 피의자 3명을 검거하고 이 중 2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해외에 체류 중인 공범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 16일부터 23일까지 ‘Fxrpntwork.com’이라는 가짜 투자 사이트를 개설한 뒤 “리플(XRP)을 맡기면 매달 1.5~1.8%의 수익을 지급한다”고 속여 피해자 71명으로부터 리플 약 340만개(원화 123억원 상당)를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가운데 가장 큰 피해액은 약 16억원에 달했다.
스테이킹은 가상자산을 일정 기간 예치하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투자 방식이다. 피의자들은 이 같은 투자 방식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실제 존재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플레어 네트워크(Flare Network)’와 리플(XRP)을 기반으로 운용되는 가상토큰인 ‘FXRP’의 이름을 교묘하게 도용해 가짜 사이트를 제작했다.‘
특히 실제 FXRP 토큰이 출시된 시기에 맞춰 범행을 시작해 투자자들의 의심을 피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한 홍보도 치밀했다. 대역배우를 내세운 영상을 제작해 가짜 사이트 이용 방법을 소개하고 네이버 블로그와 위키백과, 유튜브 채널 등에 허위 투자 정보를 퍼뜨렸다.
이를 믿은 피해자들은 국내 거래소에 보관하던 리플을 해외 거래소를 거쳐 피의자들이 지정한 전자지갑으로 전송했다.
피의자들은 이렇게 받은 리플을 해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과 테더 등 다른 가상자산으로 여러 차례 교환한 뒤 여러 전자지갑으로 분산 이체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해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단기간에 FXRP 스테이킹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가상자산 이동 경로를 분석한 끝에 수사 착수 사흘 만에 해외 거래소 여러 곳에 보관돼 있던 약 173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확인해 긴급 동결했다.
이후 경찰은 가짜 사이트 제작 과정과 도메인 구매 기록, 인터넷 접속기록(IP), 피의자들의 대화 내용 등을 분석해 주범 A(29) 씨를 특정했다.
공범 B(29) 씨는 A씨가 검거된 사실을 알고 휴대전화 전원을 끈 채 서울과 경기, 부산, 대구 등을 오가며 도피했지만 경찰의 추적 끝에 은신처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범죄수익금에 대해서는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신규 투자 시스템이 개발 출시되는 시점에 맞춰 유사한 방식으로 위장하여 피해자들을 속이는 행위가 우후죽순같이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kid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