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임금을 떼인 근로자들이 급증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경남 거제 조선업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서울로 올라와 체불임금과 퇴직금 지급을 보장하라며 투쟁에 나섰다. 해운업 협력업체 근로자들도 하역 차질에 따른 고용 불안과 임금체불에 항의하며 조선업과 같은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운업 노동단체들은 해운업을 조선업과 같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진해운 사태로 물류대란이 발생하고 있지만, 고용 상황이 악화됐거나 체불임금이 급증하지는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7일 “한진해운 근로자가 전체 해운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해 해운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해운업종 관련 임금체불은 아직 파악된 것이 없어 사태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업과 해운업 관련 종사자들은 고용 악화, 임금체불 등에 대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구조조정으로 인한 정부와 관련업체 및 근로자들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하청노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지난 6일 대책위원회를 발족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당을 깎고 월급을 반토막 나고 있다”며 “조선소와 이를 방치한 정부가 현 사태의 주범”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상경투쟁 중인 거제 삼성중공업 사내하청 근로자들은 지난 7월 업체가 도산하면서 24억원 가량 체불임금이 발생했다며 원청인 삼성중공업에 임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해운업의 임금체불도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부산 항만에서는 하역업체가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하다 부산항만공사가 지급에 나서면서 사태가 일단락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물류대란이 예고된 상황에서 하역차질로 인한 임금체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부산 항운 노조원들과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정부가 조선업을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해 임금체불 대책을 내놨듯이 해운업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부가 밝힌 임금체불 현황에 따르면 8월 말까지 체불총액이 9471억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이중 조선업종 체불임금은 5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329억) 대비 60%(197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체불 근로자 수도 지난해 7345명에서 1만1746명으로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