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민생이 비상 사태인데 여당과 야당은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 정부안에 이어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발(發)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검찰 보완수사권 거래설’로 내홍이다. 국민의힘에선 이른바 ‘절윤’ 결의문과 후속조치를 두고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들은 중동에서 들려오는 포성과 미국의 관세전쟁, 치솟는 기름값, 밥상 물가 걱정, 주가 급등락에 입이 바싹 타는데, 여의도만 딴나라 딴세상이다. 여야가 서로 약속이나 한듯 국정과 민생을 내팽개치고 자기들끼리만 치고 받는 권력놀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2일 의원총회에서 “일각에서 뜬금없이 공소취소 거래설이 난무한다”며 “당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장인수 전 MBC 기자가 10일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다수 고위 검사들에게 공소취소를 요청했는데 이 메시지를 받은 검찰은 이재명 정부가 거래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요지의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을 제기한 지 이틀만이다. 최소한의 보도 요건이나 의혹제기의 합리적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일개 유튜브 채널에서의 주장이 여권을 뒤집어 놓은 셈인데, 검찰개혁 정부안에 대한 당내 강경파의 반발, 이른바 ‘뉴이재명’(최근 세력화한 지지층)과 민주당 구주류 및 전통 지지층간의 갈등과 맞물려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세력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늪에서 빠져 나오고 있지 못하다. 11일 의총을 열어 ‘윤 전 대통령 정치적 복귀 반대’를 골자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장 대표는 12일 윤리위원회 징계 논의를 지방선거 때까지 중단한다는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이날 절윤 결의문의 실천 조짐이 전혀 없다며 ‘윤 어게인’ 동조 언행을 한 인사에 대한 인적 쇄신과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 시장은 이날까지 당의 지방선거 공천 신청에 응하지 않았다.
여야가 최근 함께 한 일이라곤 12일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밖에는 없다. 그것도 미국에서 트집을 잡히고 정부 재촉을 받고서야 지각처리했다. 석유최고가격제, 추가경정예산 등을 선제안한 것도 정부다. 여당은 뭐 하나 쓸모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했고 노란봉투법과 사법개혁 3법 등을 강행처리해놓고도 부작용 지적은 외면하고 있다. 야당은 여당의 입법독주에 견제·대안세력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그러니 국민 열 명 중 대여섯명 이상이 정부는 신뢰하지만 국회는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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