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항공안전 취약분야 관리실태’ 발표

무안공항.[뉴시스]
무안공항.[뉴시스]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2024년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사고의 핵심 원인 중 하나였던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이 면밀한 검토없이 공사비 절감을 위해 설치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1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항공안전 취약분야 관리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항행안전시설·정비·종사 인력·관제 등 4개 분야에 대해 징계·문책 3건을 비롯한 30건의 지적 사항을 확인해 국토교통부 등에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전파를 발사해 비행기 활주로 중심선 위치를 알려주는 항행안전시설인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의 위치를 높이기 위한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의 잘못된 설치는 사고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로컬라이저는 전파 방해를 막기 위해 활주로 최상단부보다 높아야 한다. 이 때 활주로와 종단안전구역 등에 경사를 주게 되면 로컬라이저는 더 높아진다. 이 경우 바람으로 인해 구조물 외면에 작용하는 하중 등에 견디기 위해 기초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공사비 절감을 위해 당초 지형에 가깝게 활주로 종단경사를 허용해 토공사(흙을 다루는 공사) 물량을 적게 건설했다. 이후 발생하는 높이차는 둔덕 등 기초구조물로 맞췄다. 토공사 물량을 줄여 공사비를 절감하려 한 것이다.

감사원은 국내 15개 공항의 36개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에 대해 기준에 맞게 설치됐는지도 점검했다. 그 결과 무안공항 등 8개 공항의 14개 로컬라이저 구조물이 면밀한 검토 없이 철근 콘크리트 기초 등이 부러지기 어려운 구조로 잘못 설치됐던 것으로 확인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사비를 아끼려 지형을 많이 살리다 보면 경사를 많이 허용하게 되고, 그러면 낙차가 생기기 때문에 바람이나 태풍에 견디게 하기 위해서 강하게 기초 시설물을 설치하다 보니 항공사고의 큰 위협이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정비에서도 미비점이 확인됐다. 감사원이 최근 5년간 국적 항공사 항공기에 최다 장착된 한 모델 엔진의 고장·결함으로 발생한 항공 안전 장애에 대한 사실 조사 여부를 점검한 결과 국토부는 2건만 조사를 하고 나머지 57건은 하지 않았다.

미실시한 57건 가운데 2건은 중대한 엔진고장·결함 사안이어서 엔진을 교체해 사실 조사를 해야 한다는 자체 검토가 있었지만 방치한 상태였다.

해외 기준에는 2020년 이후 모든 항공기에 의무 장착하도록 한 장비가 국내 기준에는 미반영돼 국적 항공기에 탑재되지 않는 등 안전 장비가 뒤늦게 도입되는 문제도 반복되고 있었다.

조종사·관제사 인력 운용에도 문제가 있었다. 최근 15년간 항공사고 가운데 조종사 과실이 49%로 비중이 가장 높고 조종사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의한 사고도 해외에서 반복되는데도, 국토부는 조종사·관제사가 자발적으로 작성한 문진표만 제출받고 사실관계를 적절히 확인하지 않았다.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