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후계자 임명에 관여할 것”
‘하메네이 시즌2’땐 재공격 시사
“전 세계 이란 외교관 망명하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후임으로 차남 모즈타바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이를 반대하며 후계 구도에 자신이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이란의 지도자가 되려는 자는 죽음을 맞을 것”이라 경고했던 그는 전 세계 이란 외교관들에게 망명을 촉구하며 사실상 이란 체제 전복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관련기사 4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베네수엘라에서 델시와 했던 것처럼 그(이란 후계자) 임명에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이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세울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데 대해 “그들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아들은 경량급”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이란에 조화와 평화를 가져올 사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하메네이의 기조를 이어갈 강경파 지도자를 세울 경우 미국은 “5년 안에 다시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도 하메네이의 차남에 대해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지 않은 이유는 그가 무능력하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란 국민 및 정권과 협력해 핵무기 없이도 이란을 훌륭하게 건설할 인물이 그 자리에 오르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의 차기 지도자를 세우는데 직접 관여하겠다는 의중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특히 그는 ‘베네수엘라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직접 언급했다. 미국은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하기 전, 현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과 미리 접촉해 최고위층 유고시 안정적인 리더십 확보를 협약하고 작전을 시작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로드리게스는 마두로 축출 이후 미국과의 협약대로 임시 대통령직을 맡아 석유시장 개방, 정치범 석방 등 완화된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모즈타바가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이란 차기 정권 수립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모즈타바는 하메네이의 차남이라는 위치 덕에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정보기관에서 지지세가 강한 막후 실세다. 하메네이의 기조를 이어받는 강경파이다보니 이란 정세가 ‘하메네이 시즌 2’가 될 수 있어, 미국에는 달갑지 않은 인사다.
모즈타바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음을 맞는다”고 경고했다. 지난 3일에는 “(이란) 내부 인사 중 누군가가 더 적합할 것 같다. 현재 이란에 있고 인기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이다. 우리에겐 더 온건한 인사들도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이란과 지상전을 벌이겠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그들이 그렇게 하려는 건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적으로 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쿠르드족의 공격을 위해 공중 지원 등을 제공할지, 관련 제안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그건 말할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쿠르드족은 이란과의 전면전에 대해 미국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백악관은 이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에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끝난 뒤 정부를 장악하라 촉구한데 이어 이란 외교관들에게도 직접 망명을 권하며 이란 체제 전복을 겨냥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 우승팀 인터 마이애미 초청 행사 연설에서 “우리는 전 세계 이란 외교관들에게 망명을 신청하고, 우리를 도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이란을 새롭고 더 나은 나라로 만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대(對)이란 군사공격 작전과 관련해 탄약 비축량 부족 우려를 부인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플로리다주 탬파의 미 중부사령부 본부가 있는 맥딜 공군기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탄약이 부족하지 않다. 방어 및 공격 무기 비축량은 우리가 필요한 만큼 작전을 지속할 수 있게 한다”고 단언했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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