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방송과 광고에 겹치기로 출연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늘어난 채널마다 같은 출연자가 나오고, 재방송까지 겹치면 시청자들은 하루 종일 같은 얼굴을 봐야 한다. 일부 시청자는 피로감과 짜증을 호소한다. 특정 연예인의 유명도가 방송과 광고 효과에 기여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과도한 ‘겹치기 출연’은 산업 전반의 건강성을 해치는 부정적 요인이 됐다. 소수 스타와 연관 기획사 그리고 작가와 피디와의 유착관계는 방송의 창의성을 축소하고, 새로운 기획과 신선한 아이디어가 등장할 여지를 좁힌다. 공정성과 투명성까지 훼손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방송사 내 권력형 비리나 이해충돌로 번질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광고나 방송은 본래 다양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인물이 조화를 이루며 최고 효과를 창출하는 창의 산업이다. 다양성과 독창성이 내포되어 있을 때 최고의 시청률과 광고 효과가 나온다. 소수의 연예인에게 방송과 광고를 몰아주다 보면 특정 목표 세대에만 효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한계점에 봉착하게 된다.
물론 이는 제품이 목표로 하는 고객군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문제는 불의의 사고나 윤리적 문제에 해당 연예인이 연루되었을 경우 프로그램 편성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독과점 유착구조가 광고·콘텐츠 산업 전반에 위험 요소이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가장 큰 피해자는 출연 기회를 기다리는 신인과 중견 연예인이 될 수 있다. 광고 효과를 이유로 신인을 ‘검증되지 않았다’며 배제하는 것은 업계가 스스로 성장 동력을 차단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이들이 방송에 얼굴을 내밀고 뜰 수 있는 기회는 운명과 재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린 나이에 기획사에서 훈련받는 기간은 수년이 걸린다고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임영웅, 송가인 등 새로운 스타를 발굴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연예인에게 공평한 기회가 제공될 때, 창의적이고 다양한 광고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 신인을 등용해 보지도 않고 방송이나 광고 효과가 나쁠 것이란 말은 어불성설이다. 광고 생태계에서는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콘셉트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이는 광고 산업을 한층 신선하게 만든다. 또 시장 경쟁력을 높이며, 리스크 분산이라는 부수적 이점도 얻게 한다. 겹치기 출연 제한 논의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창의 생태계를 위해 필요한 장치로 볼 수 있다.
결국 소수에게 집중되는 겹치기 출연은 광고의 본질인 독창성과 기회의 공정성이란 측면에서 광고콘텐츠산업 전체에 폐해가 될 수 있다. 표현의 자유 침해, 시장 자율성 저해, 캐스팅 선택권 경쟁제한 우려도 있다. 지나친 법적 규제는 오히려 시장의 자연스러운 창작 역동성을 저해할 수 있으며, 인위적 개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제도 도입 여부는 신중한 논의와 합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겹치기 출연에 대한 자율적 규제는 강제가 아니다. 출연생태계의 균형과 산업의 본질인 독창성을 맞추기 위한 안전장치로 방송국 내 보편적 규율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전 유통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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