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힘이 내홍과 대표 리더십 위기에 휩싸였다. 민주당에선 정청래 대표가 전격 제안했던 조국혁신당과의 지방선거 전 합당이 무산됐다.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제명’과 ‘윤어게인(윤석열 전 대통령의 강경지지세력)과의 절연’ 문제로 당 분열이 가속화하면서 장동혁 대표체제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유는 다르지만 각 당의 갈등 구조는 닮은 꼴이다.
민주당에선 김어준, 국민의힘에선 고성국·전한길 등 이른바 유튜브 강성 스피커(여론 주도자)의 영향력이 사태의 중심에 놓여 있다. 또 공히 계파간 갈등이 불거져 사태 전면에 드러났다. 국정현안과 노선·정책을 둔 경쟁이라기보다는 당권과 지방선거 공천권 등 권력투쟁의 성격이 더 강하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정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이상 합당 논란으로 우리의 힘을 소비할 수 없다”고 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지방선거 전 합당’ 불가 의견이 대세를 이루면서다. 정 대표는 지난달 22일 합당을 전격 공개 제안했으나 비당권파의 반대에 부딪쳤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 지지층에 광범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유튜버 김어준씨와 정 대표의 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구주류인 ‘친문’과 신주류인 ‘친명’간의 계파갈등으로 보는 정치권 해석도 나왔다.
국민의힘 내홍의 발단은 사실상 장 대표가 주도한 한 전 대표의 제명이다. 이에 친한계(친한동훈계)와 소장파,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사퇴 내지 재신임투표를 요구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지난 5일 “누구든 직을 걸고 요구하면 따르겠다”고 맞섰다. 이후 당은 오히려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마저 제명했다. 고성국, 전한길 등 강성 보수 유튜버들은 줄곧 친한계 및 반당권파 등의 축출 등을 요구해왔다.
여야 두 대표의 행보는 무엇보다 국정과 민생 현안으로부터 동떨어져 있다는 데서 실망스럽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은 당원이나 지지층 등 아래로부터의 자발적인 요구에 의해 비롯된 것이 아니다. 정치적인 셈법을 동원해도 이미 민주당이 이미 과반의 거대여당인데다, 조국혁신당과 합친다고 해도 개헌선(200석)을 넘는 것이 아니어서 명분도 없다.
범여권으로 지칭되지만 그동안 정책·노선의 차이도 분명히 보여줬다. 그런데도 오로지 지방선거를 위한 합당이라면 정치야합에 불과하다. 국민의힘 역시 정부·여당의 입법과 정책에 대해 대안 경쟁을 하기보다 바짝 쪼그라든 보수 지분을 두고 자중지난만 보이고 있다. 보수 혁신은 간 곳이 없다. 대외적으로는 통상과 안보, 안으로는 경제성장과 증시, 부동산 등 국정 현안이 산적하다. 여야 대표부터 정치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 각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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