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보유지분 30% 쪼개서 매각 주당 1만3000원돼야 공적자금 회수 22일 종가기준 주가 1만250원 먹튀 우려 외국자본 낙찰 난색도
우리은행이 지분을 쪼개파는 ’과점주주 방식‘으로 5번째 매각에 나선다.
예금보험공사 보유지분 51.06% 중 콜옵션 대상 지분 2.97%를 제외한 48.09% 중 30%를 4~8%씩 쪼개 팔겠다는 것이다. 4~7명이 우리은행의 새 주주가 되는 셈이다.
잘게 쪼개 자금 부담이 적고 사외이사 추천권(지분4%이상 인수 시)까지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진성투자자도 20여곳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연내 매각 성공 가능성은 여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매각 기준가가 될 주가가 낮고 외국자본에 대한 거부감 등은 매각 성공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과거 4차례 매각 방안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맞춰졌다면, 이번 5번째 매각 방안은 ’신속한 민영화‘에 초점이 맞춰있다.
그 동안 우리은행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던 ‘당국의 의지’가 커진 만큼 매각 성공 가능성은 역대 가장 높다는 분석이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성공 가능성이 큰 과점주주 매각방안을 택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민영화 의지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민영화 성공은 우리은행 펀더멘털 개선과 주주중심 경영을 뒷받침할 주가 상승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창현 공자위원장은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수요점검 결과 과점주주 매각에 참여하고자 하는 진성투자자가 상당수준 존재했다”며 매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금융권애선 해외 국부펀드와 자산운용사 등이 우리은행 지분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이 올해 들어 지분율을 확대하는 등 우리은행에 관심을 두고 있다. 애초 후보군으로 거론된 중국 안방보험은 참여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은 내달 23일 투자의향서(LOI)접수를 시작해 11월 중 입찰마감과 낙찰자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낙찰방식은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으로 낙찰가가 높은 순서대로 인수지분을 낙찰받게 된다.
매각 종료 즉시 ’자율 경영의 족쇄‘란 평가가 많았던 예보와 우리은행 간 경영 정상화 이행약정(MOU)은 해지된다.
성공가능성이 높지만 변수도 있다.
가장 큰 변수는 가격이다. 공자위는 제시가격이 커트라인 가격에 못 미치는 입찰참여자에겐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방침이다.
공자위는 흥행 성공을 위해 이번 발표에선 커트라인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입찰 마지막 날 주식시장이 종료 후 커트라인 가격을 공개할 방침이다.
문제는 남은 공적자금(4조 5000억원) 회수를 위해서는 주당 1만 3000만원은 받아야 하지만 22일 종가 기준 우리은행 1주당 가격은 1만 250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공자위는 이번 매각(30%)이 완료되면 나머지 예보 지분 20%의 가격상승이 예상되므로 이번 매각엔 가격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칫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매각가가 결정되는 11월까지 우리은행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 입찰참여자들이 굳이 높은 가격에 입찰에 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분4% 정도는 주식시장에서도 매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투자수익을 노리는 이들에겐 사외이사 추천권 등 경영참여는 큰 매력이 없어 웃돈을 주고 입찰에 나설 이유가없다는 것이다.
외국자본에 대한 거부감도 떨쳐내야 할 요소다. 윤창현 공자위원장은 “(투자의향서 접수에는) 국적이나 투자자 성향 등에 따른 제한을 두지는 않기로 했다”고 했다. 다만, 전부 외국자본에 낙찰되는 것엔 난색을 보였다. 론스타 등 앞서 국내 금융사를 인수한 해외자본의 자본유출 논란으로 해외자본에 대한 국민감정이 우호적이진 않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옛 대한천일은행)이 ’국내 최초의 민족자본 출자 은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감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앞서 진행된 경영권 매각 당시 금융당국은 내부적으로 우리은행을 외국자본에 넘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낸 바 있다.
산업자본에 얼마만큼의 지분을 승인해줄지도 주목된다. 은행법에서 벗어나 은행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기회을 얻게 돼 산업자본의 관심도 상당한 상황이다. 현행 은행법상 비금융자본(산업자본)은 은행자본 4%까지는 자유롭게 소유할 수 있지만 5~10%까지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4%를 초과한 지분에는 의결권을 가질 수 없도록 규정돼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매각이 성사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해야 한다는 정치적 제약조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공적자금 회수액의 현재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이것(공적자금 회수)을 핑계로 매각을 미루는 걸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혜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