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모바일콘텐츠 시장의 성장세는 연간 30%. 방송사들은 이탈하는 젊은 시청자를 잡기 위한 ‘젊은 콘텐츠’ 제작에 한창이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보수적인 지상파 방송사에서 TV와 인터넷 사이의 접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 KBS 예띠 스튜디오…TV 따로 모바일 따로=KBS는 지난해 7월 15일 MCN 전용 스튜디오인 예띠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지상파 방송3사 가운데 가장 먼저 MCN 사업에 뛰어들었다.
KBS의 예띠 스튜디오는 1인 크리에이터(개인 콘텐츠 제작자)들과의 협업으로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1인 크리에이터와의 제휴부터 프로그램 기획, 마케팅에 제작지원, 저작권까지 책임지는 방식이다.
예띠 스튜디오의 경우 출범 초기 1인 크리에이터의 생방송을 TV를 통해 재편집해 방송하는 형태로 기획됐다. 이들 콘텐츠를 토요일 새벽 1시 40분대에 내보내며 TV와 인터넷 사이의 연계점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가학적, 피학적 묘사와 품위유지 등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한다고 지적을 받기 일쑤였다. 시청률도 저조했다.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0.6%에 그쳤다. 인터넷 방송의 자극적인 면을 TV로 옮겨온 형태의 콘텐츠는 시청자도 외면했다. 프로그램은 결국 폐지됐다.
초창기 KBS 예띠 스튜디오의 도전을 바라보는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MCN이 1인 크리에이터의 매니지먼트를 주업무로 삼는 상황에서 “KBS가 이들을 매니지먼트 할 수 있겠냐”는 우려와 “기존의 방송문법에 익숙한 플랫폼이기에 아프리카TV의 BJ들이 옮겨온 형태의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겠냐”는 의구심이 공존했다.
1년이 지난 현재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예띠 스튜디오는 자체 분석을 거쳐 노하우를 습득한 단계에 오르게 됐다. 현재 예띠 스튜디오는 TV와 모바일을 철저하게 분리한 형태로 자체제작콘텐츠 등을 선보이고 있다.
“초창기엔 예띠 스튜디오에서 만든 콘텐츠를 지상파로 가져가야 한다는 내부 의견도 있었으나 기존 TV의 틀을 깨고 새로운 것을 만들지 않으면 TV 콘텐츠의 부속물이 되리라는 판단”(고찬수 KBS 플랫폼개발사업부 팀장)이 예띠 스튜디오 방향성 설립의 계기였다.
하지만 공영방송 KBS와 예띠 스튜디오라는 모바일 브랜드를 분리하는 콘텐츠 제작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찬수 KBS 플랫폼개발사업부 팀장은 “모바일 콘텐츠는 기존 TV 콘텐츠와 달리 자유로워야 한다는 이상론이 있으면서도 공영방송의 조직이기 때문에 방송으로서의 품격을 갖춰야한다는 양가적인 입장이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MCN 사업이 붐을 이루기 전부터 업계에 뛰어든 예띠스튜디오는 “지속적인 새로운 시도”를 성공의 키로 보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예띠스튜디오에는 약 20팀의 크리에이터가 활동 중이다. 콘텐츠로는 ‘갓티비’를 비롯해 KBS 아나운서들이 주인공이 된 쌀과 관련한 요리 프로그램인 ‘만만한 요리 쌀전’를 선보이고 있으며 웹툰 원작의 웹드라마 ‘축복받은 종양’과 드론 관련 콘텐츠 제작을 계획 중이다.
▶ MBC 엠빅TV…모바일 세대 10대 공략=올 2월 모바일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MBC는 KBS와는 다른 노선을 택했다. 애초의 방향성이 지상파 콘텐츠의 대안으로서의 접근이었다. 모바일 콘텐츠로 새로운 포맷을 만들어 지상파의 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식으로서의 연계성이 강했다.
MBC의 엠빅(MBig)TV가 내놓은 콘텐츠에선 두 갈래의 방향성을 보인다. 자체제작콘텐츠와 기존 MBC 프로그램을 모바일로 재가공한 콘텐츠다.
엠빅TV의 전략은 MBC 예능국을 이끌던 PD들이 투입돼 TV 콘텐츠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데에 있었다.
현재 유튜브와 네이버TV 캐스트를 통해 공개되는 엠빅TV의 콘텐츠 가운데 연예계 꽃미남 스타들을 등장시킨 ‘꽃미남 브로맨스’는 특히나 인기가 높다.
남자 아이돌스타와 남자 배우가 조합을 이뤄 이들의 브로맨스를 파파라치처럼 따라간 ‘꽃미남 브로맨스’는 매회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총 7개국어로 자막까지 제공해 아이돌스타들의 해외팬들 사이에서도 호응이 높다. 현직 예능PD들의 노하우가 10분 내외의 짧은 콘텐츠에서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엠빅TV ‘꽃미남 브로맨스’의 성과는 ‘모바일 네이티브’로 불리는 10~20대를 공략했다는 데에서 나온다. 젊은 남자스타들의 팬층인 10대들이 콘텐츠 소비층으로 유입되자 ‘엠빅TV’의 총 조회수는 1600만 건을 넘어섰다. 철저한 타깃형 접근이다.
여기에 기존 MBC 프로그램을 재가공해 선보이는 ‘M본부 음악중심 히든스테이지’, ‘오마이 갓팀’, ‘MBC 음악중심 세로캠’, ‘M본부 예능폭로단’이 모바일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TV에선 볼 수 없었던 무대 뒷모습과 가수들에게 밀착한 영상이 인기가 좋다.
▶ SBS ‘모비딕’…전략적 배포, 채널 분화=지난 6월 20일 제작발표회를 시작으로 SBS 모바일 브랜드 ‘모비딕’이 출범했다. ‘모비딕’은 3사 중 후발주자로, 모바일 시장이 한창 주춤해진 때에 발을 디뎠다.
박재용 SBS 모바일제작팀 CP는 “콘텐츠에 대한 안목과 제작 퀄리티를 강점으로 삼아 새로운 시도 중이고, 우리가 잘 하는 방식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모비딕’에선 개그맨 양세형이 정치인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양세형의 숏터뷰’를 비롯해 홍석천이 경리단길에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과정을 담은 ‘경리단길 홍사장’, 조세호 남창희 이용진이 시청자들에게 멜로디를 받아 국민노래를 만드는 ‘한곡만 줍쇼’, 걸그룹 아이오아이가 괴담지를 찾아 실체를 확인하는 ‘아이오아이의 괴담시티’ 등 10개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 ‘양세형의 숏터뷰’는 100만건의 조회수를 돌파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배포 시간도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플랫폼에 따라 사용자가 많이 보는 시간을 분석했고, 매체에 대한 특성 파악에 주력했다. 모비딕 론칭 이전부터 사전 리서치와 워크숍 등을 통해 업계에 대해 철저하게 파악하는 과정을 거졌다.
현재 모비딕의 경우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공개 중이다. 네이버TV캐스트를 비롯해 페이스북, 피키캐스트, 유튜브, 카카오,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퇴근시간, 네이버TV캐스트의 경우 저녁시간”을 공략하는 전략이 세워졌다.
모비딕은 이 같은 플랫폼을 바탕으로 해외 유저들에게 접근하는 장기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박재용 CP는 “아이오아이의 괴담시티의 경우 영어 자막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 콘텐츠 생산 계획을 세우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차기 플랜은 모비딕의 채널 분화다. 지금은 모비딕이라는 브랜드 하나로 운영 중이지만, 향후 모비딕 펀, 뮤직, 패션, 뷰티, 푸드 등으로 채널을 나눠 다양한 성별과 연령대를 공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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