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역대 최악의 폭염에도 불구하고 박 씨는 에어컨을 사용할 수 없다. 그녀가 와트당 지불해야 할 전기요금이 일반 공장이 지불해야 하는 전기요금보다 비쌀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7일(현지시간) 1970년대부터 이어온 한국 가정용 전기요금 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특히 “지난해 한국 거주민들은 ㎾당 123.69원의 전기요금을 지불했다. 이는 산업소비자에게 적용하는㎾당 107.41원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다”라고 꼬집었다. 일반 가정에만 누진제를 적용해 전기요금을 부과하는 실태를 지적한 것이다. 통신은 “월별 시당 600㎾를 사용하는 세대는 약 19만 1200원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라며 “이는 2016년 첫 분기 평균 가계소득의 5%를 차지하는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일시적으로 누진제를 완화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비용에서 30달러(약 3만 3150원)을 빼주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 요금은 전기를 많이 사용할 수록 전기요금 단가가 올라가는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 사용량에 따라 6단계로 나누어 요금을 매기는데, 전기사용량이 6단계 올라갈 경우, 1㎾h 당 전기요금이 709.5원으로 11.7배가 뛴다. 반면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는 기업은 1㎾h 당 81원을 지불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월 평균 500㎾h 초과 전력을 사용한 가정이 전체 2,204만여가구 중 1.2%에 불과했다고 밝혔지만, 한전이 누진제로 거둬들인 수익은 월 평균 469억원으로, 전체 주택용 전기요금 수익(6,214억원)의 7.6%에 해당한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용도ㆍ전압별로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용도에 따라서는 일반ㆍ산업ㆍ주택 용으로 나뉘지만 경부에서부터 최대부하까지 차등률은 1.3배 수준에 그친다. 주택용 누진요금제도 2단계로 구분돼 있으며, 차등폭은 1.3~2배 수준이다. 3단계 주택용 누진제를 적용하는 일본의 최대 누진율은 1.4배다.

한편, 한국전력과 정부는 한국의 전기요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를 인용, 한국이 1㎾h 당 6.68펜스(약 73원)를 지불한 것과 달리 일본은 14.72펜스(약 156원)을 지불했다고 전했다. 가정용 산업용 전기요금을 모두 통틀어 지불한 비용이다.

한편, 지난해 영국에서는 주요 전력회사 6곳이 소비자에게 전기요금을 5% 가량 높여 2009년부터 2013년까지 85억 파운드(약 12조 2751억 원)의 이익을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년 간의 조사 끝에 영국 경쟁시장국(CMA)은 지난 7월 영국 전력회사 6곳이 전력소비자에게 연 14억 파운드(약 2조 217억)를 추가요금을 물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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