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둔화에 세월호 쇼크 겹쳐…해외소비→국내소비 전환 ‘사회부조운동’ 등 대책 절실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오는 힘’이란 뜻의 회복탄력성은 심리학에서는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한다. 같은 강도의 시련이라도 어떤 사람은 금방 털고 일어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 충격으로 오랜 시간 고통 받으며 힘들어 한다. 경제의 회복탄력성도 마찬가지다.
그 동안 한국 경제는 경기회복의 복원력을 뜻하는 회복탄력성이 매우 강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은 전 세계적으로 교과서적 모범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는 우리 경제의 회복탄력성을 의심할 정도의 심한 충격을 안겼다. 엎친 데 덮친 격이어서다.
올들어 우리 경제는 완만하게 회복 중이었다. 산업활동이 다소 개선되면서 지난 1분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9% 성장했다. 이는 2011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내수(소비+투자) 회복이 미약했다. 민간소비 추이를 보면 지난해 2분기에 전기 대비 0.7%, 3분기에는 1.0%, 4분기에 0.6% 성장에 그치더니 올 1분기에는 0.3%로 떨어졌다. 통신회사 영업규제 같은 돌발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소비회복 신호는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한다.특히 지난달 16일 세월호 사고 이후에는 레저ㆍ요식ㆍ숙박업 등 소비 관련 서비스업이 급격히 가라앉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심리 위축이 언제까지 지속되느냐가 문제”라며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오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길게는 2분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 역시 지난해 4분기 큰 폭으로 증가했다가 올해 1분기에는 전기 대비 1.3% 감소했다. 거시경제 정책결정권자나 전문가들이 ‘과거와 다르다’고 보는 이유는 세월호 참사가 경제주체들에게 가져다 준 심리적 충격의 성격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관합동 긴급민생대책회의에서 “세월호 사고가 국민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충격이 과거 다른 재난들보다 훨씬 깊고 광범위하다”며 “특히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린 학생들이 희생되었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가 무기력감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은 “사회 불안과 ‘자기 암시적’ 심리위축이 장기 고착되어 버릴 경우 미약하나마 회복추세를 보이던 경기가 다시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월호 충격이 3개월간 지속될 경우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0.3%포인트,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은 0.1%포인트 하락하고, 일자리는 7만3000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소득층을 포함한 전 국민이 해외소비를 국내소비로 전환하는 국가 차원의 ‘사회부조운동’을 벌이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신창훈 기자/
chuns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