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전쟁의 여파로 올해 세계경제가 불황의 터널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세계은행(WB)도 10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성장률을 종전(1월) 2.7%보다 0.4%포인트 내린 2.3%로 제시했다. OECD는 2.9%, IMF는 2.8%로 각각 예상했는데 이보다 더 비관적인 것이다. WB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7%에서 2.4%로 내려 잡았다. 무역 긴장과 불확실성, 금융 변동성 확대를 이유로 꼽았다. 세계 성장률 2.3%가 현실화하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두차례의 경기침체기를 제외하고는 2008년 이래 최저치가 된다.

국가별로는 관세전쟁을 시작한 미국부터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은 올해 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작년 성장률(2.8%)에서 반토막난 수치다. 지난 1월 WB가 제시한 2.3% 성장 예상과 비교해서도 0.9% 포인트 낮다. 내년에는 1.6% 성장할 것으로 봤다. 미국의 경제 주적인 중국은 올해 4.5% 성장(작년 대비 0.5%포인트 하락), 내년 4% 성장이 예상됐다. 유로존은 올해 0.7%, 내년 0.8% 성장이 각각 예상됐는데, 이는 1월 예상치에 비해 각각 0.3%, 0.4% 포인트씩 하향 조정한 것이다. 개발도상국은 60% 가량이 성장률 둔화를 겪으며 평균 3.8%의 성장률을 기록한 뒤 2027년에는 평균 3.9%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 막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우리의 양대 교역국인 미·중은 물론 유로존, 개발도상국까지 경기 하강기를 맞으면서 수출이 격감하는 최악의 무역 환경에 놓인 것이다. 세계은행은 “향후 2년간의 경제 전망이 현실이 되면 2020년대 첫 7년간의 평균 경제 성장은 1960년대 이래 최저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때 “폭풍우와 거센 파도를 만났을 때 대한민국호를 이끌 유능한 선장이 되겠다”고 했다. 지금 우리가 처한 경제 상황은 그야말로 폭풍우와 거센 파도에 직면해 있다. 작년 3분기부터 경기가 위축되더니 계엄 여파로 올 1분기에는 결국 역성장까지 기록했다. 그 와중에 내수는 초토화됐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출생·고령화로 5년뒤에는 잠재성장률이 0%대로 진입한다는 경고장도 받았다. 화학, 조선, 철강 등 기존 주력산업은 노쇠해지는데 인공지능(AI), 바이오, 양자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은 아직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유능한 선장은 풍랑과 해일을 탓하지 않고 살길을 찾는다. 불황을 돌파할 이재명 정부의 역량이 시험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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