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그라시움’ 단지 입구 모습. [정주원 기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4/news-p.v1.20250522.f9c99ad7d804424fb9d7b937203be87a_P1.jpeg)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지금이 가장 저평가된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최근 거래가 몰리며 아직 실거래가 뜨지 않은 계약도 많은 상태고, 수요가 많은 탓에 가격은 계속 오르는 상황입니다. 대단지·학군지·역세권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이 서울에 잘 없고, 앞으로 고덕역에 9호선 들어올 거라 이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감도 상당합니다” (고덕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21일 오후 찾은 서울 강동구 상일동 일대는 ‘그라시움’·‘아르테온’·‘고덕자이’·‘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고덕센트럴아이파크’ 등 신축 대단지들이 빼곡하게 ‘아파트 숲’을 형성한 모습이었다. 약 1만5000가구가 밀집한 매머드급 아파트 단지 내외에는 강덕초·고덕중·광문고를 비롯한 학교들만 10개 넘어 있었다. 이날 역시 하교를 마치고 귀가하거나 학원으로 이동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7월 대출 문턱 높아지기 전 내 집 마련 수요, 강남 옆 학군지 고덕 찾아
현장에서는 원래도 학부모들이 실거주로 선호하던 데다가, 최근에는 7월 3단계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이전에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수요까지 겹치며 매우 바쁜 시기라는 전언이다.
고덕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며 집값도 우상향 중이다. 초등학교는 한 학년이 20반 가까이 될 만큼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평일에는 잠잠한 편이다. 지난주 토요일 하루에만 10팀 넘게 사무실을 방문해 주셨다. 대출 신청을 6월까지는 해야 하는 상황에 한 집을 보러 4~5팀씩 찾아오다 보니, 예약 대기까지 생기고 집주인이 물건을 거두거나 3000만원씩 올리는 경우도 생겼다”고 했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 모습. [정주원 기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4/news-p.v1.20250522.0a286f6aa0a14b43b645fbe4fca4b8ca_P1.jpeg)
실제로 최근 이 일대는 그야말로 신고가 경쟁이 붙은 것처럼, 몇 주 사이 연일 신고가 경신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2일 ‘고덕그라시움’ 전용 59㎡는 16억9000만에 거래되며 지난달 16억원보다 약 1억원 가까이 오른 금액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전용 73㎡B가 18억5000만원에 신고가 경신했고, 26일에는 전용 73㎡A가 18억2000만원으로 최고액에 거래됐다. 이전 거래는 올해 16억원 후반대에서 17억원 초반대에 이뤄졌는데, 1억원 가까이 올라 18억원을 훌쩍 넘기는 금액에 거래되기 시작한 것이다. 인근 ‘고덕아르테온’ 전용 59㎡도 이달 8일 15억5000만원의 신고가로 15억원대에 진입했다.
현지 부동산 업계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물건은 작은 평수에 바로 입주가 가능한 물건이 대부분이고, 나머지 세를 낀 물건들은 저렴하게 계약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고덕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바로 입주할 수 있는 물건은 싼값에 나오지 않는다. 그라시움 1블록과 2블록이 약 1억원 차이가 나는 만큼, 세를 낀 물건과 안 낀 물건의 차이도 비슷하다”며 “전용 59㎡ 즉시 입주할 수 있는 2블록 물건은 17억5000만원까지 나와 있는데, 같은 평수의 전세 낀 1블록 물건은 고층인데도 현재 15억5000만원까지 나와 있다”고 했다.
![고덕 ‘아르테온’ 단지 전경. [정주원 기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4/news-p.v1.20250522.d23d62cadea249cbb8c9c5a8f8727e92_P1.jpeg)
고덕은 2주택자도 취득세 3%대...지방 원정 투자도 있다
인근 송파구와 달리 취득세 비조정대상지역으로, 실거주자뿐 아니라 전세나 월세를 끼고 있는 물건에 투자하는 다주택자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고덕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두 번째 집을 사도 취득세가 3%대까지 밖에 올라가지 않는 지역이다 보니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 집을 하나 사놓거나, 자식에게 집을 사주는 투자자들 비율이 늘었다”며 “현재 강남 3구는 전세 끼고 집을 못 사기 때문에 해당 수요가 고덕으로 몰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거주하기에도 학군이나 입지에 비해 액수가 아직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어서 실거주 목적인 수요자들도 줄지 않고 많아지는 상황”이라며 “고덕역 9호선 환승역 공사가 진행될수록, 강남·강서 접근성이 좋아져 이를 기대하고 저평가일 때 미리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고덕·상일동 일대 상승세에 힘입어 강동구 전체도 여러 지표에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조사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강동구는 98.293을 기록하며 2022년 10월 99.05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당 통계는 2022년 1월을 100으로 설정한 상댓값이다.
![고덕 그라시움 종합상가의 모습. [정주원 기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4/news-p.v1.20250522.6f17208f390840eba1d5ee38c1611630_P1.jpeg)
거래량도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3월 강동구 아파트 매매는 601건으로, 지난해 7월 715건 이후로 최대였다. 올해 1월 149건, 2월 318건에 이어 3월에는 전월대비 거래량이 약 두배 가까이 급증했다.
전문가는 고덕·상일동을 신도시 개발로 인해 과거와 달라진 입지 우위성을 누리고 있는 지역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서울 최변방이었지만 오늘날 잠실과 하남교산지구의 중심에 위치하며 교통접근성이 좋아졌다”며 “인근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산업단지와 간선급행버스체계(BRT)등 교통망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여, 수요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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