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인도·파키스탄행 인상안 공문
現운임 감안했을때 25%↑수준
90일 관세유예로 ‘美항로 부킹’ 몰려
미주노선 등 운임 ‘일제히 인상’ 가능성도
HMM “물량 너무많아 롤오버 불가피”
![고려해운 컨테이너선 [고려해운 홈페이지 갈무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3/news-p.v1.20250523.92eb4385241f4677ae2e1abdf399b65d_P1.png)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글로벌 관세전쟁과 인도·파키스탄 분쟁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내 해운업계가 요금 인상 정책을 잇따라 꺼내들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물류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중소 화주사를 포함한 수출업계 전반에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고려해운은 전날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보낸 공문에서 “시장 상황의 변동으로 한국발 운임을 인상하게 됐다”면서 “인도·파키스탄행 컨테이너 운임을 500달러 인상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상 시점은 내달 1일부터다.
인도와 파키스탄 간 분쟁이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해운업계가 리스크 관리 비용을 추산하면서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현재 국내 해운사가 화주들에게 징수하고 있는 인도·파키스탄행 컨테이너 운임은 약 1500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25% 수준의 운임 인상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업계에서 이른바 GRI(General Rate Increase)라고 불리는 운임 인상은 선사들이 화주 및 물류사들에게 공통적으로 고지하는 내용이다. 고려해운의 운임 인상은 사실상 서남아 노선을 운항하는 해운선사 전반이 컨테이너선 운임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고려해운 외에도 다수의 해운사가 인도·파키스탄 항로의 ‘리스크 증가’에 따라 해당 노선의 운임을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최근 북미 노선도 운임 인상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HMM은 최근 화주 및 물류사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중국발 관세 유예 영향 선복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이번주부터 미주 전구역에서 물류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선복 부족 상황이 완화 될 때까지 롤오버가 지속 발생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물류분야에서 롤오버(Roll-over)는 선사가 선적을 완료해야 할 화물이 다음 항차 선박으로 이월되는 것을 의미한다. 예약된 선박에 화물을 싣지 못하고, 다음 선박으로 선적을 미루는 경우다. 대부분이 물량이 몰려서 수출이 미뤄지지 못하는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제품의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는 이른바 ‘제네바 협의’를 발표하면서, 중국으로 향하는 물량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주권을 대상으로 선사가 내는 GRI는 따로 발표가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23일 발표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인상폭에 따라서 해운업계가 내놓는 미주노선의 GRI 상승폭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운임료 상승 흐름과 관련 해운업계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이달 15일까지 지난달 대비 선박 부킹(예약) 건수는 평소 대비 최소 50%에서 많게는 200%까지 오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지난 15일부터는 미주노선에서 20피트 컨테이너당 1000달러의 GRI를 발표하기도 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6월에는 컨테이너당 3000달러까지 운임이 오를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라면서 “앞선 인상까지를 감안했을 때 지난 4월 대비 20피트 컨테이너당 40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는 8000달러까지 운임이 인상하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HMM 컨테이너선 [HMM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3/news-p.v1.20250523.6a84c1b6f12d4678902596e149996a1c_P1.png)
다만 또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통상 해운물류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서 수급가격이 매달 변동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GRI가 인상한다고 해도, 실제 화주와의 협상은 또 다르게 이뤄질 수 있는만큼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화주들이 받을 수 있는 타격까지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급기야 해운업계가 수익성 높은 노선에 새롭게 신규 노선을 취항하거나 선복량을 늘리는 경우도 관측되고 있다. 고려해운은 오는 6월부터 아시아와 북미 서안을 연결하는 ‘APX(Asia Pacific Express)’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1985년 미주 서비스를 HMM(당시 현대상선)에 매각한 이후, 약 40년만의 북미향 정기서비스다.
글로벌 해운업게에서는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지난 12일부터 아시아발 미국·캐나다행 화물을 대상으로 PSS(성수기 할증료)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발 미국·캐나다로 향하는 화물을 대상으로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0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000달러 수준이다. 덴마크 머스크도 5월15일부터 당분간 중국·홍콩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미국·캐나다로 수송되는 화물을 대상으로 PSS를 도입한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