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9일간 후보 동선 분석
이재명 ‘중도 포섭’…37개 일정
김문수, TK만 11곳 찾아 ‘텃밭형’
이준석 2030 집중공략 ‘타깃형’
6·3 조기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894km,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2041km,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2445km에 달하는 동선을 따라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 김포시 구래역 문화의 거리 유세를 끝으로 총 37개 일정을 마쳤다. 김문수 후보는 경기도 하남시 유세까지 42개 일정으로 유세·방문 거점이 가장 많았고, 이준석 후보는 광주 전남대학교 방문까지 32개 일정으로 선거운동 9일 차를 마무리했다.
10일차인 이날 세 후보는 모두 수도권 집중 유세를 계획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포함해 인천광역시 남동구, 부평구, 서구 등을 찾는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대신 자신을 선택한 시민들을 찾아 다시 한번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의 유세 동선은 ‘순회형’으로, 선거운동 첫날 서울시 중구 광화문에서 대선 출정식을 연 뒤 경기 남부와 충청권에서 유세를 마치고 곧바로 시계방향으로 대구·경북, 경남 지역과 전북, 전남 지역을 돌았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선거운동 첫 주 지역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이번 주 수도권 집중 유세에 나서고 있어 동선이 가장 효율적이었다. 이는 안정적인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 후보가 중도 표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윙보터인 충청권과 정치적 험지인 영남권을 먼저 공략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주 차는 유권자 절반이 몰려있는 수도권 방문 일정으로 촘촘히 채웠는데, 각 지역별로 동선을 최소화해 바닥 민심을 훑겠다는 복안이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에서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 참석과 고양시, 김포시, 파주시, 동두천시 등 경기 북부 접경지역 유세 일정을 진행한다. 김 후보의 경우 매일 최대 7개의 빠듯한 일정을 세워 유세에 나서고 있는데, 선거운동 시작 직전 불거진 후보 교체 논란 분위기를 지우고 막판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종 대선 후보로 최대한 많은 지역에 얼굴도장을 찍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텃밭형’ 유세 전략을 취했는데, 선거운동 첫날 서울 가락시장에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고 곧바로 ‘보수의 심장’ 대구로 향했다. 김 후보의 영남권 유세 지역은 11곳으로, 이날까지 전체 일정 50곳의 20%를 차지한다. 텃밭 민심에 호소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김 후보는 영남권을 거쳐 다시 수도권, 경기 북부, 충청권을 잇달아 찾아 중도 표심 포섭에도 나섰다. 다만 호남지역 일정은 5개에 불과했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대선 후보 초청 TV 토론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이후 김 후보도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나흘째 서울, 경기 북부 등 수도권 집중 유세에 나서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를 방문한다. 가천대에서 ‘학식 먹자 이준석’ 행사를 진행한 뒤, 이재명 후보가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꼽았던 성남시의료원을 찾아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할 전망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까지 총 35개 일정으로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문 장소가 적다. 다만 지역 각지 대학을 찾아 2030 민심을 공략하는 ‘타깃형’을 택했다. 유세 첫날 여수 국가산단에서 일정을 시작해 신촌 연세대, 광화문을 찾아 젊은 층과 직장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준석 후보의 저녁 유세 일정은 직장인이 퇴근하는 오후 7시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퇴근길 자연스럽게 이준석 후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끔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뚝섬한강공원, 성수동 카페거리, 홍대 패션거리 등 장소 또한 젊은 층 맞춤형 유세지로 풀이된다.
이어 대구·부산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며 각종 공약을 발표했고, 서울 서초 서울교대·대한초등교사협회와의 만남에선 젊은 교사의 관심이 높은 교권 회복 공약을 내거는 등 의제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 등 호남 지역에선 3일을 할애하며 이동 거리가 길어졌는데, 호남 민심에 ‘분산 투자’를 요청하며 자신이 ‘보수 대안’임을 피력했다. 문혜현·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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