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중앙 합병에 기대 반 우려 반

“본질은 수익성인데 개선 쉽지 않다” 지적도

기업 간 합병 후 호실적 유지 쉽지 않은 상황

“규모의 경제로 인한 효과 예측 어려워”

[챗 GPT를 사용해 제작했음]
[챗 GPT를 사용해 제작했음]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지난주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부진한 업황의 돌파구로 합병을 선택하며 영화관 산업에 뜻밖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이처럼 최근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M&A)을 택하는 기업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한다.

지난 8일 국내 멀티플렉스 3사 가운데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은 코로나19 이후 침체한 국내 영화 산업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다양한 시너지 발생을 기대하는 평가와 함께 수익성 개선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본질은 수익성인데 업황 부진으로 개선이 쉽지 않다”며 이번 합병을 통해 시장 경쟁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은 없다고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재무건전성 개선이 절실한 양사는 합병으로 새로운 자금을 받아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신규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인 분위기다.

합병 관련 기대감과 주가는 매번 같은 흐름을 보이진 않는다. 콘텐트리중앙은 합병 소식이 전해진 당일에만 주가가 급등한 후 하락세다. 반면 롯데쇼핑은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부터 주가가 상승하며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의 합병 이후 호실적 유지 또한 쉽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 1분기 만에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계열사 SK E&S를 합병한 SK이노베이션은 작년 4분기엔 영업 흑자를 냈지만, 1분기 만에 영업 적자로 주저앉게 됐다. 배터리 사업 부진과 석유화학 업계 침체, 정제마진 악화가 영향을 줬다.

특히 영업수지는 대부분의 사업 부문에서 손실이 대거 쌓이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들어 주가가 17.32% 하락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한온시스템의 합병 시너지도 부진하다는 평가다. 한온시스템은 업황 침체에 따른 실적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지난해 11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1조 7330억원을 투입해 공조기업 한온시스템의 경영권(지분율 50.5%)을 확보했다. 한온시스템 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13.60% 하락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타이어와 열관리 부품은 서로 다른 원료 조달·생산·판매 특성을 가진다”며 “시너지 크기가 불분명하다고 판단되고, 소액주주들에 큰 가치를 주는 거래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과거 쌍용차에서 KG그룹으로 인수된 후 자본잠식 등 부침을 겪은 KG모빌리티는 현재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KG모빌리티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 주식 수를 기존 1억9640만4254주에서 2억235만6634주로 정정했다.

감자 소식이 알려진 직후 주가는 일시적으로 19% 급락했으나 이내 회복했다. 현재 KG모빌리티는 재무개선을 바탕으로 친환경차 중심의 신차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CJ 역시 그룹 구조개편의 일환으로 자회사 올리브영과 합병한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는 상태다.

지난달 올리브영이 한국뷰티파이오니어(신한은행-신한투자증권이 설립한 SPC)가 보유한 지분 11.3%에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하며 올리브영의 자사주는 11.3%에서 22.6%로 늘어났는데, 이는 합병 기반 마련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이) 올리브영으로선 중복상장 위험을 피하고, CJ에게는 기업 가치가 높아지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김한이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월 CJ 주가가 탄력적 상승했던 것은 CJ올리브영의 자사주 취득 이후 지분 소유 구조의 변화와 관련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한이나 법령에 기반한 강제성이 부재하고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했다. 합병을 거친 ‘규모의 경제’로 인한 뚜렷한 효과는 언제나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아워홈 ▷웅진과 프리드라이프 ▷티빙과 웨이브 등의 인수합병 성과도 지켜볼 부분이다.


al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