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간레이터(27)는 ‘챗GPT’가 의사보다 먼저 암을 알아차렸다고 밝혔다.[사진=피플]
말리 간레이터(27)는 ‘챗GPT’가 의사보다 먼저 암을 알아차렸다고 밝혔다.[사진=피플]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의사 “정상입니다.” vs. 챗GPT “혈액암이네.”

한 환자에게 내려진 서로 다른 진단. 결과는 챗GPT가 맞았다.

24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여성 말리 간레이터(27)는 지난해 1월부터 피부가 따갑고 열이 나는 증상을 겪었다. 당시 아버지를 여읜 지 얼마 안 돼 처음엔 상실감에 따른 심리적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증상은 계속됐고 결국 병원을 찾기로 했다. 병원에서는 모든 검사 결과가 정상이며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불편함이 계속됐기에 말리는 정확한 원인을 알고 싶어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에 자신이 느끼는 증상을 입력했다. 챗GPT는 혈액암이라고 대답했다.

말리는 도무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주변 사람들도 “진료는 진짜 의사에게만 받아야 한다”며 허튼 소리라 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말리는 가슴 통증과 만성 피로에 결국 다시 병원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 놀랍게도 ‘호지킨 림프종’이란 판정이 나왔다. 호지킨 림프종은 악성 림프종의 한 종류로, 림프종은 림프계 세포에서 기원한 혈액암의 일종이다. 챗GPT의 결과가 옳았던 것이다. 말리는 지난달부터 항암 치료에 돌입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알려졌다. 25일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미국 여성 A 씨는 지난해 2월부터 손가락을 구부리기 어려운 증상을 겪었다. 의사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했지만 관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A 씨는 7개월 뒤인 9월부터는 극심한 복통에 시달렸는데, 이번에는 병원에서 위산역류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A 씨는 자신의 몸에 다른 문제가 생겼다는 예감에 챗GPT에 증상을 입력했다. 챗GPT는 하시모토병에 걸린 것 같다고 답했다. 하시모토병은 체내 면역세포가 갑상샘을 공격하면서 염증을 일으켜 갑상샘암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질환이다.

다시 병원에 간 A 씨는 하시모토병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갑상샘암까지 진단받았다. 그는 올해 초 갑상샘 제거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 중이다.

A 씨는 “챗GPT에 물어보지 않았다면 이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관절염 약을 먹는 동안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됐을 것”이라며 “챗GPT가 내 생명을 구했다”고 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