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지표 관리 ‘시험대’

신규 투자·회수 난이도 높아져

[챗GPT를 사용해 제작]
[챗GPT를 사용해 제작]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대주주가 바뀐 보험사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건전성 규제 및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도입 등으로 인해 신규투자 및 회수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안건을 결론짓는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당국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으며 ‘조건부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다만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급여력(K-ICS)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라 우리금융의 인수 이후에도 유상증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외에 JC파트너스가 인수했다가 메리츠화재로의 매각이 불발된 MG손해보험 정리 방안 중 하나로 감액이전이 대두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어펄마캐피탈 등 재무적투자자(FI)가 투자했던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해보험은 모기업 한화그룹이 FI 지분을 되사주기로 했다.

“빚내는 자본확충 그만”…당국 규제강화 예고

이처럼 손보사 손바뀜이 지속되고 있지만 보험사 경영이 본격 시험대에 오르며 인수·합병(M&A) 난이도가 높아질 것이란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기본자본 킥스비율 규제 도입을 검토해왔던 바 있는데, 연내 도입될 경우 지배주주는 증자를 통한 킥스 비율 방어가 불가피하다. 보완자본은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조달 가능한 것과는 달리 기본자본은 잉여금을 쌓거나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 가능하다. 특히 보험계약마진(CSM)에 의존해 경영해왔던 보험사의 경우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매물 적체 손보사…MG손보 감액이전 가능할까

MG손해보험 매듭 방식에도 관심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보험사 투자 오답노트로 남을 전망이다.

앞서 예금보험공사 주도 매각 작업이 추진됐던 MG손해보험은 끝내 인수자를 찾지 못하며 청·파산 혹은 보험계약 이전 기로에 놓였다. 당초 ‘빅5’ 손보사에 계약이전하며 업계가 고통분담하는 그림이 그려지기도 했으나 현재로서는 성사가 불투명하다. 타사가 손실계약을 떠안아가기 위해서는 실사 및 전산작업이 필요한데 이에 따른 물리적인 시간소요 이외에도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

때문에 감액이전 시나리오가 거론됐지만 이는 가입자와 설계사, 손보사들이 각각 희생이 뒤따라야한다. 고통을 나눠 함께 손실부담하자는 취지이지만 이해당사자들은 항의성 시위를 이어가며 손사래 치는 모습이다.

보험사 신규투자 난망…M&A 난이도 ↑

난제가 산적해 업계가 고심하는 사이 보험업 포트폴리오 강화 수요가 있는 금융지주사로서는 새로운 모멘텀 마련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접근도 존재한다. 여기에는 경영의지와 자금력으로 무장한 기업집단이 시장 매물을 소화할 것이란 기대가 깔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보험사 투자에 주춤하는 와중에 인수 여력이 있는 금융지주의 전략적 접근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매물가치에 대한 이견을 잠재우고 불확실성을 감내하는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aret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