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초고가 월세계약 297건

전세매물 줄고 실거주 임차 증가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상가 내 부동산중개소 앞에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임세준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상가 내 부동산중개소 앞에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임세준 기자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이 고공행진이다.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초고가 월세 계약도 늘고 있다. 특히 강남3구와 용산구 일부 고급 단지들에 불과했던 초고가 월세가 다른 지역 일반 단지들로 확장하며 다양해지는 모양새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일까지 서울에서 월세 500만원 이상에 계약된 거래는 297건에 이른다. 매달 100건 수준이다.

서초구가 97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강남구 95건 ▷용산구 43건 ▷성동구 23건 ▷송파구 16건 등이 이어졌다. 또 ▷광진구 6건 ▷마포구 5건 ▷영등포구 5건에 ▷중구는 2건 ▷강동구 ▷동대문구 ▷서대문 ▷양천구 ▷종로구도 각각 1건씩 거래가 이뤄졌다.

최고가 월세는 3월 계약된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200㎡ 3000만원이 차지했다. 해당 계약은 보증금도 5억원에 이른다.

서울에서는 고액 월세 거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24만1192건 중 월세 계약은 10만1210건으로 전체의 41.9%를 차지했다. 이 중 월 500만원 이상 고액 월세는 1416건으로 전체 월세 계약의 1.4% 비중을 차지했다.

고액 월세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2020년 고액 월세 비중이 0.37%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5년새 고액 월세 계약 건수가 6.1배 늘었다.

통계를 살펴도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은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35만2000원을 기록했다. 5년 전인 2020년 같은달(111만5000원)과 비교했을 때 24만원 가량 오른 가격이다. 특히 고액 월세 계약이 잦은 강남구의 지난달 평균월세는 254만9000원, 용산구는 226만원, 서초구는 215만7000원 등이다.

월세 가격의 고공행진은 매물 부족에 따라 가속화되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최근 석 달 사이 3만296건에서 2만7490건으로 9.3% 감소했다.

송파구 잠실동 전용 84㎡는 이달 10일 보증금 1억원에 420만원에 거래됐는데, 인근 부동산들에 따르면 1년 전만 해도 보증금 1억에 370만원이면 구할 수 있었던 집들이 1년 사이 50만원은 올랐다는 분위기다.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 센트럴파크’ 전용 237㎡형은 지난달 말 보증금 3억원·월세 250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168㎡형 역시 이달 초 보증금 1억원·월세 103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아파트 월셋값이 오르는 건 실거주에 기반한 임차 수요가 존재하는 동시에,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세 대출 금리 또한 내리지 않자, (보증금 대출에 대한) 이자 비용을 내며 전세를 사느니 그 비용을 월세로 충당하며 더 나은 정주 여건을 찾는 수요자들이 확대되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특히 커뮤니티가 잘 되어 있는 단지들 위주로 월세가 크게 오르고 있다”면서 “시장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한 당분간은 초고가 월세들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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