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내년 7월 괌 공항점 철수 검토
김동하 대표 “수익성 중심 경영 추진할 시점”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입구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2/rcv.YNA.20250323.PYH2025032305860001300_P1.jpg)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비상경영 중인 롯데면세점이 괌 공항점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다이궁(보따리상)과 거래를 전면 중단한 데 이어 경영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내년 7월 괌 공항점 계약이 만료되면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괌 현지 언론도 최근 롯데면세점이 괌 정부에 철수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롯데면세점은 내년 7월 이후 운영 방안을 고민 중인 것은 맞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현재 국내외 점포에 대한 내실 경영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예상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면세업계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해외 12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어 경쟁사에 비해 고정비용이 클 수 밖에 없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기업 설명회(IR)를 열어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면세사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해외에서 운영 중인 면세점 가운데 경영 상태가 부실한 점포의 철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하 대표도 올해 신년사에서 “과거 면세점이 볼륨(규모) 중심의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을 추진할 시점”이라고 했다.
실제 김 대표 체제에 돌입한 직후 롯데면세점은 오프라인 쇼룸 ‘나우인명동(구 LDF하우스)’ 영업을 종료했다. 중국 다이궁과 거래 중단도 선언했다. 작년에는 롯데월드타워점의 매장 면적을 30% 줄였다. 부산점도 1개 층으로 축소했다.
올해도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초 마케팅 부문을 신설하고 고객 맞춤형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GT(그룹 투어)팀, FIT(자유 여행)팀, 커뮤니케이션팀을 배치해 단체관광객, 개별관광객, VIP 등 세분화된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면세점 업계의 ‘큰 손’ 중국의 여행 트렌드가 유커(단체관광객)에서 산커(개인관광객)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마이스(MICE) 행사 및 인센티브 단체관광객을 유치해 수익성 개선도 추진 중이다.
경쟁 업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현대백화점은 시내면세점인 동대문점을 오는 7월까지 폐점하고, 무역센터점을 3개 층에서 2개 층으로 축소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월 부산점을 폐점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 계열 면세점 다섯 곳의 영업손실은 총 3054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달러 가격이 급등하고 경기가 불안정한 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롯데면세점 외에도 경쟁사들도 앞으로 더 몸집 줄이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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