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장 인터뷰

“韓 중견기업 세대교체 진입···중견·중소株 주목해야”

“저PBR 해소도 주주환원에 답···성장폭이 중요”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신탁운용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제공]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신탁운용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올해는 중견·중소기업의 주주환원 폭이 커지는 첫해가 될 것입니다. 깜깜이 배당을 벗어난 지금, 배당절차 선진화를 통해 배당 서프라이즈 구현이 가능한 시점에 돌입했기 때문이죠.”

전 세계 증시가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에 커지는 변동성으로 출렁이는 가운데 코스피는 올해 3.25% 상승하며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장은 15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국내 증시 상승은 올해부터 시작”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韓 중견기업 세대교체 진입···높아지는 배당 성향은 주주에게 호재”

10년간 1200개 이상 기업을 2600회 이상 직접 탐방하며 저평가 가치주 투자 노하우를 쌓아온 김기백 팀장은 코스피 훈풍과 함께 대기업이 아닌 ‘중견·중소기업’에 눈을 돌렸다.

김 팀장은 “관세 같은 매크로 변수는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현재 한국은 주주환원이라는 큰 이슈로 자본시장이 질적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의 사회적 변화 ▷정부의 제도적 변화 ▷기업의 내부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내부적 변화는 기업의 세대교체나 자본 재배치를 말한다.

김 팀장은 “1세대 창업주가 바뀔 때 기업의 변화가 가장 큰데 현재 다수 중견기업이 이 시점에 진입해 있다”며 “지배주주가 증여 자금을 합법적으로 마련하기 위해선 배당 성향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 주주에게는 호재”라고 덧붙였다.

김 팀장이 변동성이 큰 테마주 대신 배당 수익률이 꾸준한 지배구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강조, 발굴한 이유다.

국내 주주환원 관련(지배구조+밸류업) ETF 올해 수익률(15일 종가기준)을 살펴보면, 김 팀장이 만든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가 1위로 수익률 9.13%다.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는 국내 상장된 주주가치 관련 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크다.

뒤이어 ▷2위 BNK 주주가치액티브(7.52%) ▷3위 ACE 라이프자산주주가치액티브(6.49%) ▷4위 파워 K-주주가치액티브(4.34%) ▷5위 KODEX 코리아밸류업(3.65%)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저PBR 해소는 주주환원이 답…주주환원 성장폭에 주목”

한국 증시 부진 해소를 위해 도입된 코리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도입 1년이 돼가는 지금, 국내 기업들의 변화에 주목한 김 팀장은 “3년 내 모든 기업이 수익의 3분의 1은 주주들한테 나눠주는 게 기본인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나오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문제에 대해 “저PBR의 자본(북)을 이루고 있는 게 결국 주주환원이 가능한 형태여야 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밸류업 정책 이후) 기업들이 굉장히 많이 변하고 있다”고 봤다.

김 팀장은 작년 대비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목소리가 많아졌다고 짚었다. 동시에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한 기업들 또한 늘어났는데,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을 통해서 주주 환원을 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이제 확대되는 시점이 왔다”고 말하며 주주환원 성장폭에 집중했다.

중견기업은 대기업 대비 주주환원의 성장 폭이 다르다. 김 팀장은 “대기업의 TSR(총주주수익률)은 이미 30~40% 수준까지 왔으나 중견·중소기업은 10% 정도로 향후 주주환원 성장 폭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견·중소기업 중에서는 지금 투자하면 3년 뒤에는 두 자릿수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을 찾아 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부연했다.

“주주에 대한 투자도 투자…공급자에게도 유인책 필요”

김 팀장은 주주에 대한 투자도 중요한 투자라고 지적했다. 주주가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비과세 배당 같은 감액 배당도 있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 또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봤다.

주주가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배당 증액에 대한 세액 공제는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배당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재원으로 하지만 비과세 배당은 자본준비금이 바탕이다. 기존 주주가 증자에 참여해 내놓은 출자금을 현재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주식발행초과금, 감자차익 등 영업활동 외의 수익을 활용해 비과세 대상으로 처리된다.

아울러 김 팀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주주에 대한 투자도 투자”라며 “지속적인 자본 배분이 가능하다고 하면 자본의 효율화로 인해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높아지는데 높은 ROE는 결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주식회사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al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