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무대에 선 가수 이승환. [이승환 인스타그램 캡처]](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28/news-p.v1.20250328.06a39656ad25499fb95644b62debf4f5_P1.jpg)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가수 이승환이 2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무대에 올라 “저는 계몽됐다”, “(윤 대통령은) 아내 사랑이 극진한 순종남”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윤 대통령 측을 비판했다.
이승환은 이날 오후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촛불행동이 주최한 집회 무대에 올라 “답답한 마음에 촛불행에 먼저 연락을 드렸다. 오늘 우리 노래와 외침과 바람이 헌재에 가 닿았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혼란스러움, 두려움, 초조함에 힘들어하고 계신 민주 시민들께 위로와 힘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노구를 이끌고 다시 무대에 섰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2월 13일 촛불문화제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자신을 “‘구미 사는 4살 (어린) 동생’이 인생을 살 만큼 산 사람이라고 했던, 온갖 공격을 받고 있는 국민의 편 이승환”이라고 소개했다. ‘구미에 사는 동생’은 지난해 12월 구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자신의 콘서트를 ‘정치적 선동 금지’ 서약서 작성 거부를 이유로 취소시킨 김장호 구미시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승환은 이에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헌재는 지난 25일 이를 각하했다.
이승환은 이날 무대에서 헌법소원이 각하된 것을 두고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며 “시기적으로 굉장히 묘하다. 헌재에 신속한 선고를 촉구한다고 SNS에 글을 올리고 이틀 만에 결정이 났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내 생일에 여의도 집회 (무대에) 오른 뒤 주위에서 이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 일들을 통해 저는 계몽됐다”고도 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헌재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 김계리 변호사가 12·3 비상계엄을 통해 “저는 계몽됐다”고 한 발언을 비꼰 것이다.
이승환은 “고도의 통치행위로 행위 예술을 하는 그(윤 대통령)를 한낱 개돼지인 우리는 절대 이해하지 못했다. 저는 아직도 그의 정신세계를 이해 못 하겠다”면서 윤 대통령을 두고 “수줍음이 많은 겁쟁이”, “아내 사랑이 극진한 순정남 아니 순종남”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만하라, 내가 알아주겠다. 이제 다 끝났다”고 말해 집회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연설 말미엔 헌재를 향해 “지금이라도 우리를 여태 지탱해 온 ‘정의는 승리한다’는 믿음이 유효함을 알려주기 바란다”며 “부디 올바른 생각을 하고, 올바른 일을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촛불행동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7000명이 모였다. 촛불행동 측은 이날 저녁 1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이승환은 노래 ‘덩크슛’에 맞춰 “파면하라 윤석열”을 외치며 공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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