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 부동산 보고서

“상반기 하향 안정, 하반기 또는 내년 반등”

집값 상승·하락요인 혼재된 시장 상황 지속

매매 거래 감소할 것…전셋값은 상승 전망

대출 규제 등 정부 정책과 주택 공급은 변수

주택시장이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러한 시장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주택시장이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러한 시장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부터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택 수요자로서는 가격이 하향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반기가 내 집 마련의 적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선호도가 높았던 재건축보다는 신축 아파트가 유망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근 계속된 공사비 갈등과 높은 추가 분담금 등으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그룹이 16일 발간한 ‘2025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시장은 올해 상반기 하향 안정되다가 하반기 또는 내년에 반등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택시장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러한 시장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강민석 KB경영연구소 박사는 “공급 부족, 금리 인하 등의 주택가격 상승 요인과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 대출 규제 등의 하락 요인이 혼재된 시장 상황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가계부채 관리와 주택공급 등 정부 정책이 시장의 흐름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비수도권 차별화 현상 확산”

KB경영연구소가 부동산전문가와 공인중개사, 자산관리전문가(PB)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주택시장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부동산전문가의 62%, 공인중개사의 79%, PB의 62%가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 보면 비수도권에 대해서는 부동산전문가와 공인중개사 모두 하락 전망이 우세했으나 수도권에 대한 관측은 다소 엇갈렸다. 부동산전문가는 54%가 매매가격 상승을, 공인중개사는 56%가 매매가격 하락을 점쳤다.

수도권부터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은 일치했다. 수도권 주택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해 부동산전문가는 36%가 2025년 하반기, 38%가 2026년을 지목했다. 공인중개사의 경우 41%가 올해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 비수도권의 경우 부동산전문가는 2026년과 2027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각각 35%로 높았으며 공인중개사도 2026년을 꼽은 응답자가 44%로 많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뚜렷해지고 있는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확산될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비수도권의 경우 매매가격이 그간 많이 뛴 데다 미분양 아파트도 적체돼 있어 회복이 늦어질 것으로 봤다.

지역별 주택시장 회복 시기에 대한 전망 [자료=KB경영연구소]
지역별 주택시장 회복 시기에 대한 전망 [자료=KB경영연구소]

주택 매매가격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는 금리 하락을 지목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대출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주택 공급 부족 ▷국내외 경기 개선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분양가 상승 등이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반대로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할 땐 경기 불확실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두 번째 요인으로 전문가와 PB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공인중개사는 여전히 높은 금리와 이자 부담을 지목했으며 ▷가격 하락 우려에 따른 매물 증가 ▷투자심리 위축 등이 하락 요인으로 손꼽혔다.

올해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60%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은 응답자의 67%가 거래량 감소를 예상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이 2022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에도 거래 부진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주택 매매가격 상승 요인 및 하락 요인 [자료=KB경영연구소]
주택 매매가격 상승 요인 및 하락 요인 [자료=KB경영연구소]

올해 전국 주택 전세가격에 대해서는 상승 전망이 우세했다. 부동산전문가의 62%, 공인중개사의 61%가 상승을 예측했다. 전세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 속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최근의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부동산전문가(70%)와 공인중개사(68%) 모두 전세가격 상승을 예측한 반면 비수도권은 상승 전망과 하락 전망이 2%포인트 미만의 차이로 팽팽하게 맞섰다.

“재건축 선호도 많이 낮아져…‘얼죽신’ 강세”

올해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는 준공 5년 이내 신축 아파트와 분양 아파트가 꼽혔다. 부동산전문가의 29%, 공인중개사의 26%, PB의 25%가 신축 아파트를, 부동산전문가의 30%, 공인중개사의 22%, PB의 28%가 분양 아파트를 지목했다.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은 최근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점점 강해지고 있는데 주택 공급 감소로 희소성까지 부각되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꾸준히 상위권을 기록해 온 재건축 아파트는 선호도가 쪼그라들었다. 2024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재건축 아파트를 유망 부동산으로 꼽은 비율은 PB(-9%포인트), 부동산전문가(-8%포인트), 공인중개사(-3%포인트)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해 PB 집단에서 투자 유망 부동산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3위로 두 단계 떨어졌다. 최근 불거진 공사비 갈등과 그에 따른 사업 지연, 추가 분담금 문제 등 부정적 이슈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2025년 투자 유망 부동산 [자료=KB경영연구소]
2025년 투자 유망 부동산 [자료=KB경영연구소]

올해 주택시장의 주요 변수로는 정부의 정책과 주택 공급을 지목했다. 가계의 주택 구입 부담이 큰 상황에서 대출 규제가 지속될 경우 수요 회복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사비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민간 공급이 제한적인 만큼 3기 신도시 등 공공 주도의 공급이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고 도심지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돼야 해 정부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봤다.

강민석 박사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주택 경기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올해도 가장 핵심적인 정책 이슈가 될 것”이라면서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위해선 좀 더 실질적인 사업 진행과 가시적인 정책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PF 문제와 관련해 “건설업 여건이 좋지 않아 리스크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건설사 부실 위험 억제를 위한 정책 추진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이 1986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주간·월간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바탕으로 다양한 부동산 시장 통계 지표와 보고서를 생산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KB 부동산 보고서’를 매년 발간한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