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감소·희망 가격 차이에 거래 소강상태

8월 노원구 생애최초 매수인 76%는 2030

“수요 공급 엇박자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3단지. 노원구는 10억원 이하 단지가 밀집해 청년층 실수요자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윤승현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3단지. 노원구는 10억원 이하 단지가 밀집해 청년층 실수요자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윤승현 기자

“올 겨울 넘기면 곡소리가 나올 겁니다. 서울에서 대출 나오는 곳이 얼마 없으니 노원까지 온 건데, 이제 전세도 매매도 매물이 없어요.”

서울 노원구 상계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헤럴드경제=윤승현·윤성현 기자] 서울 내 비교적 저렴한 금액대로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매수세가 몰렸던 노원구에서 매물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매물이 한차례 빠진 뒤, 집주인과 매수자 간 희망 가격 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28일 찾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는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7월까지 이어지던 생애최초 매수 행렬이 지나고 추가적인 매물 출회와 거래가 뜸해졌다고 전했다.

상계주공 3단지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저렴한 물건이 나오면 연락 달라는 대기자는 세 명 정도 있지만, 물건이 없어서 거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혼부부들이 내 집 마련을 할 땐 급매 매물을 전세가와 비교하며 고민해야 하는데, 전세도 씨가 마른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노원구는 대출 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10억원 이하 단지가 몰려 있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층의 실수요가 집중된 지역이다. 2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노원구 생애최초 매수인은 604명으로, 신축 대단지 등기 신청이 몰린 강동구(2564명)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그중 약 76%가 20~30대였다. 지난 7월에도 노원구에서 생애 첫 집을 마련한 매수인(617명) 중 78%가 2030세대였다.

서울 노원구 지하철 4·7호선 노원역. 윤승현 기자
서울 노원구 지하철 4·7호선 노원역. 윤승현 기자

실제 현장에서도 이 같은 거래 양상을 체감하고 있었다. 상계주공 5단지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전체 손님 중 60~70%가 신혼부부나 예비 부부 등 생애 최초 매수자였다”고 말했다. 7단지 앞 C공인중개사무소에서도 “6~7월에 계약을 10건 정도 했는데, 전부 다 신혼부부였다”며 같은 흐름을 전했다.

과거 집값 상승장에서 투자 수요가 시장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실제 거주할 집을 찾는 실수요자 위주라는 게 현장의 공통된 설명이다. 수요자 특성에 따라 13평, 17평 등 소형 평형 매물부터 빠르게 소진됐다. 3단지 인근 D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2021년에는 한 번에 3~4채를 사 가는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며 “지난달 거래 10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집을 본 당일 계약까지 마쳤다”고 전했다.

노원구를 찾은 생애최초 매수자 상당수는 대출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다. D대표는 “서울 내에서 그나마 대출을 활용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지역이다 보니, 의정부에서 전세로 살다 대출로 넘어온 부부도 있었다”며 “대출을 최대치로 받아 온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매물이 한정된 시장에 실수요가 몰리자 가격은 자연스럽게 뛰었다. 중개업소에 따르면 17~18평대 소형 매물 시세는 6억원대 중반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A대표는 “단지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호가는 7억원대 중반까지도 나왔다”며 “만약 누군가 5억9000만원을 부른다면 나온 그날 바로 나갈 것”이라 귀띔했다.

상계주공 3단지 24평형(전용면적 58㎡)의 경우 작년 9월 7억1000만원에 거래된 뒤 올해 3월 8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21일에는 8억35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현장에서는 현재 호가가 9억5000만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호가는 실제 거래가격과 괴리가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차례 가격이 오른 뒤 노원 부동산 시장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에 들어간 상태다. B대표는 “지금 매도자와 매수자가 생각하는 가격은 5~10% 정도 차이가 난다”며 “매수자는 5월 이전 수준의 급매가 나오면 사겠다는 입장이고, 집주인은 노원 집값이 오른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가격을 낮추지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7단지. 윤승현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7단지. 윤승현 기자

매매뿐 아니라 전세 매물까지 함께 줄어들면서 가을 이사철을 앞둔 실수요자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셋째 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지난 21일 기준)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계·월계동을 중심으로 전주 대비 0.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세 가격도 0.47%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A대표는 “통상 이사철이 11월부터 시작되는데, 그때 되면 전세·월세·매매 매물이 모두 사라져 급하게 집을 구하는 신혼부부들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우니 경기도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가 남아 있는 만큼 매물 부족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노원구 등 비강남권에서 청년층 매수 수요가 높아진 상황이라 수요와 공급의 엇박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승세는 둔화하겠지만, 관성이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방향성을 꺾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누구는 9억 집, 누구는 집 포기…신혼부부 ‘출발선’부터 달라졌다 [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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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가데이터처의 ‘초혼(5년 이내) 신혼부부 특성별 주택자산 가액별 신혼부부 수’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 집을 가진 신혼부부 열 중 셋은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이 6억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86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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