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PB 확대·리뉴얼…“실적 개선 노력”

1000원 콩나물·1200원 두부…신선식품도 PB로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연합]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일을 고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소비 위축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형마트가 PB(자체브랜드) 상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초저가 경쟁’이 심화하는 만큼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아야 한다는 다급함에서 비롯된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오는 3월 20일 ‘롯데마트 제타’ 앱을 출시하면서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 돌입한다.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바탕으로 PB 상품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내년 부산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CFC) 완공까지 새로운 물류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요리하다(가정간편식)’, ‘오늘좋은(가공·생활용품)’ 등 2000개가 넘는 PB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PB 매출은 전년 대비 5% 신장했다. 2022~2023년 PB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15% 오른 것을 고려하면 성장률은 낮지만, 최근 3년간 관련 매출이 꾸준히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도 롯데마트는 PB 전략을 강화한다. 국내 유통망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검토한다. 지난해 “미국으로 PB 상품을 수출하는 것을 기획 중”이라고 밝힌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의 의지도 투영됐다.

노브랜드·피코크 등을 전개하는 이마트도 PB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판매 실적이 꾸준해서다. 실제 노브랜드 매출은 지난 2024년 1조3900억원을 기록했다. 론칭 첫해인 2015년 매출(234억원) 대비 59배 증가했다. 피코크 매출도 2021년 4000억원에서 2023년 4200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이마트는 PB 상품을 필리핀과 몽골, 베트남, 라오스 등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노브랜드 전문 매장을 열거나 해외 이마트 내 입점하는 식이다. 이런 PB 전략은 편의점 이마트24도 마찬가지다. 올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노브랜드 제품을 650개까지 늘리고, 노브랜드 도입 점포를 25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PB ‘심플러스’ 대표 상품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PB ‘심플러스’ 대표 상품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는 이원화됐던 PB 상품군을 하나로 통합해 시너지를 노린다. 지난 12일 선보인 ‘심플러스’를 통해서다. ‘시그니처’의 고품질과 ‘심플러스’의 가성비를 결합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홈플러스 PB 상품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고객이 가장 많이 찾은 상품 1~3위 모두 식품이었다. 상품의 가격은 1000~4000원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우유, 콩나물, 두부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2%, 101%, 94% 증가했다.

대형마트 업계가 PB 상품에 집중하는 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고객 유치가 핵심이다.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의 성장 속에서 오프라인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됐다.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신선식품으로 매출을 개선하려는 행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산물이나 유제품 가격이 작년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PB 신선식품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이커머스 업계와 차별화하기 위한 대형마트의 노력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662억원 감소했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순매출은 5조5765억원, 영업이익은 650억원이었다. 각각 전년 대비 2.8%, 25.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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