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속세 개편 핵심, 기업 승계 부담 완화”
‘현행 50%’ 최고세율 인하 필요성 강조
“민주당이 논의 차단…대승적 협조해야”
[헤럴드경제=김진·김해솔 기자] 국민의힘이 상속세 개편을 주장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일단 던지고 보자식”, “양치기 대표”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 슬로건인) ‘경제는 이재명’이 아니라 ‘말 바꾸기는 이재명’이 맞는 표현”이라며 “이 대표 특유의 무책임 정치가 이번에도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전날 상속세 일괄·배우자 공제 기준를 상향하는 내용의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반대로 국회 계류 중이라 주장한 것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권 위원장은 “우클릭하는 척만 하면 되니 일단 던지고 보자는 식”이라며 “국민 혈세로 현금을 뿌리면 경기가 살아납니까. 주택 상속 때 발생하는 세금을 조금 깎아주면 문제가 해결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위원장은 “문재인 정권 시기 집값이 너무 폭등했기 때문에 주택 상속과 관련한 세제 개편도 필요하기는 하다”면서도 “상속세 개편의 핵심은 바로 기업 승계 부담 완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경우 현금 자산의 비중이 적다 보니 상속 과정에서 자산을 매각하거나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손톱깎이 세계 1위 업체 ‘쓰리세븐’, 유명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 같은 강소 기업들이 사모펀드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상속세로 인해서 중소기업과 가족 기업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현행 50%인 최고세율 인하 필요성을 역설했다.
권 위원장은 “전 세계 나라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와 상속세를 내리는 추세”라며 “이를 두고 ‘초부자 감세’라고 하는 것은 편협한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유산취득세로의 구조 변화 등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의 말이 이번 만큼은 식언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정책위 의장도 회의에서 “최근 이재명 대표가 연이은 거짓말로 ‘양치기 대표’가 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사실상 민생회복지원금에 해당하는 민주당의 ‘민생소비쿠폰’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요구, 반도체특별법 내 고소득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 관련 입장 번복을 꼬집었다.
김 의장은 “양치기 대표의 세 번째 거짓말은 상속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이) 사실상 상속세 논의 자체를 차단해 놓고 이제 와서 국민의힘이 최고세율 인하를 고집해 논의가 안 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도 상속세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논의를 회피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상속·증여세법에 대해서 열린 자세로 논의에 임하고 가계와 기업 상속의 부담을 줄여주는 이 개정안에 대해서 대승적으로 협조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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