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전문 하정우, 오달수와 배두나의 존재감 ‘한방’
[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 하정우의 원맨쇼는 없었다. 하지만 하정우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그리고 ‘1000만 요정’ 오달수와 할리우드가 사랑한 배두가까지 가세했다.3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터널'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김성훈 감독과 하정우 오달수가 참석했다.영화는 자동차 영업대리점 직원 정수(하정우)가 딸의 생일을 맞이해 집으로 가던 길에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터널 안에 갇힌 단 한 사람 정수와 그를 구하기 위해 터널 밖에서 사투를 벌이는 여러 사람들의 얘기가 대비돼 극적 긴장감을 선사한다.터널 속에 갇힌 남자 이정수를 연기한 배우 하정우는 “시나리오에서 캐릭터 소개가 잘 짜여 있었다. 그만큼 감독님이 ‘이정수’란 캐릭터에 공을 많이 들인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내가 그 안에 갇힌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고민해 봤다”면서 “하루 종일 울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았다. 영화 속 ‘이정수’를 나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전했다. 하정우는 영화 속 갇힌 자의 모습이 너무 느긋하다는 질문에 대해 “살기 위해서는 편한 마음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러니한 느낌이다. 차라리 느슨할수록 고통과 아픔이 대비를 이루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오히려 더 더 느슨해지고 유연해지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영화 속 촬영 중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는 “특별하게 위험한 장면은 생각보다 없었다”면서도 “먼지와의 싸움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폐 CT를 찍어볼까 심각하게 고민했었다”고 농담을 전했다.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은 ‘터널’의 전체적인 분위기 설정에 대해 언급했다. 김 감독은 “우선 나 스스로 어둡고 칙칙한 느낌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면서 “웃음이 암을 치료하지 못하더라도 암을 버티는 힘을 준다고 하지 않나. 재난상황에 빠진 인물을 지켜보는데 자연스럽게 유발되는 아이러니한 유머가 있다면 극을 전달하는 데 훨씬 수월하리라 생각헀다”고 전했다.영화적 현실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 감독은 “현실감 있는 영화를 보는 걸 즐겨한다. 만드는 것도 내가 즐기고 싶은 대로 보고 싶다”도 말했다. 이어 “풍자나 해학은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그 어떤 사회에도 있지 않았나”라면서 “어느 사회에서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얘기에 공감을 하고 웃음을 띠는 것이 있지 않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함께 자리를 하지 못한 배두나에 대한 존재감도 전했다. 김 감독은 “영화 속에서 라디오 방송 이후 걸어나오면서 우는 장면이 있었다”면서 “사실 그 장면을 찍을 때 장소가 정말 어수선했다. 한 언론사에서 찍었는데 당시 공교롭게도 정치적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저히 집중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는데도 멋지게 장면을 만들어 주셨다”면서 “정말 대단한 배우다”고 추켜세웠다.여러 영화에서 코믹한 이미지로 등장했던 오달수는 ‘터널’에선 구조대책반 반장으로 등장해 데뷔 이후 가장 멋진 캐릭터를 선보인다. 그는 하정우와는 영화 ‘암살’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었다. 오달수는 “현장에서 여럿이 있어도 이상하게 하정우에게 눈길이 갔다”면서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김성훈 감독은 마지막으로 영화 ‘터널’에 대해 “결국 생명에 대한 얘기다”고 말했다. 이어 하정우도 “영화 속 달수 형님이 한 대사가 있다”면서 “‘도롱뇽이 아니라 사람이 갇혀 있다고요. 그걸 까먹고 있지 않느냐’는 대사다. 그 대사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한다”고 전했다.‘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 얘기를 그린다.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등이 출연했다. '끝까지 간다'를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0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