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즉시 적용될 것”
한국 대미 무역 흑자액 559억달러
상호관세 대상국에 포함될 수도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FP]](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0/rcv.YNA.20250210.PAF20250210107001009_P1.jpg)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발표를 예고하면서 전세계가 ‘트럼프발 관세전쟁’ 사정권에 들어가게 됐다. 특히 대미 무역적자 8위인 한국도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이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이 열리는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오는 11일이나 12일에 상호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며 상호관세는 거의 즉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 관세란 무역을 하는 국가끼리 서로 같거나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어느 국가가 100% 관세를 부과하면 다른 나라도 동일한 비율을 관세를 매기는 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우리에게 관세 130%를 부과하는데 우리가 아무것도 부과하지 않는다면 그런 상황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도 상호 관세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호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부터 꾸준히 언급한 정책이다. 트럼프 1기였던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에 상호무역법 제정을 촉구했다. 지난해 대선 공약에도 ‘상호관세 적용을 위한 상호무역법’이 포함됐다.

헤리티지 재단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대비해 작성한 ‘프로젝트 2025’ 보고서에도 상호관세가 등장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프로젝트 2025에는 백악관의 무역정책 담당 선임고문을 맡은 피터 나바로가 작성한 상호관세 적용방안이 있다. 나바로 고문은 “상호무역법이 마련되면 대통령은 어느 국가와 먼저 협상할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것이다”며 “미국과의 무역 적자가 상대적으로 크고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국가”가 대상이라고 적었다.
보고서는 상호관세 대상 국가들을 3단계로 나눠서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가장 먼저 관세 대상이 되는 국가는 ‘위험국’으로 꼽히는 중국과 인도다. 2단계 국가들은 무역적자를 유발하는 유럽연합(EU), 대만, 베트남이고,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국가는 일본과 말레이시아였다.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최근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만큼 대상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집권 1기 성과’로 한국산 세탁기에 부과한 관세를 언급했다.
당시 그는 “세탁기와 건조기 등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오하이오에 있는 회사들은 모두 망했을 것”이라며 “한국이 세탁기 등을 덤핑(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우리는 관세를 50%에서 시작해 75%, 100%까지 올렸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적자액 8위 국가인 점도 관세 부과 대상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557억 달러(약 81조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면서 이웃 국가들의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아낌없이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