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페이지 ‘고추밭’ 1년 넘게 운영…성희롱 발언 및 음란물 공유 - 피해자, “가해학생들 피해 사실 축소하려고 해”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고려대학교 사회학과 학생들 중 일부가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 계정을 만들어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 밝혀진 경영학과 단체 카카오톡 성희롱 사건에 이어 연달아 드러난 대학생들의 온라인 성범죄에 사회적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3일 고려대와 학생들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고려대 사회학과 학생 약 30명이 ‘고추밭’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을 만들어 동료 여학생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일삼고 음란물을 공유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그룹 페이지의 대다수 게시물은 그룹 관리자가 제보를 받아서 올렸으나 일부는 그룹 회원이 직접 올리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학생들은 “여자 선배와 밥약(밥 약속) 후 걸어가다가 소중이(남성의 성기를 일컫는 말)가 서버렸다. 앞으로도 이러면 어쩌냐”, “왜 이렇게 우리과 여자애들은 안 설레죠? 레알(진짜) 의문(이다) ㅎㅎ” 등 여학생을 성적 대상화하고 성희롱 발언을 제보해 게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페이스북 페이지에 “방학이라 심심하신 분들~ 팔운동 좀 하세요~”라는 글과 함께 몰래카메라 사진ㆍ음란물을 공유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해당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는 지난달 해당 그룹에 대해 의문을 품은 한 학생이 발견해 폭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피해자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학생회를 통해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이 피해자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달라”고 말하는 등 추가적으로 정신적인 가해 행위를 했고 이후 작성한 사과문에서도 “게시물은 지난해 1학기에 올라온 글이며 이후에는 철저한 필터링을 시행했다”고 말해 피해사실을 축소시키려고 했다.
또 피해 학생들은 “문제제기 이후 몰래카메라 등 다수의 게시글과 댓글이 삭제됐고 30명이던 그룹 멤버 수는 19명으로 줄어 사실을 축소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해학생들은 이 사건을 교내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해 재발방지 등 중재를 요청했다.
학교 관계자는 “양성평등센터에 사건이 신고되면 학칙 위반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징계 필요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