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용돈등 연휴전부터 고민 아이들과 장거리 이동도 고통 시댁선 차례준비 등 쉴틈없어 친정가면 엄마 도우느라 또 일

추석이 닷새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풍성한 한가위라고 여기저기서 광고를 하지만 엄마들 중에는 한숨부터 나오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기혼자이자 엄마인 저도 명절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결혼 전에도 음식을 많이 해서 명절이 힘들긴 했지만 그때가 커피우유였다면 결혼 후는 그냥 커피, 출산 후는 T○○ 커피라고나 할까요. 명절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점점 늘어났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들에게 명절에 대한 압박은 며칠 전, 길게는 몇주 전부터 시작됩니다. 연휴가 며칠인데 언제 어디를 가야 하나부터 선물은 뭘 사가야 하나, 용돈을 얼마를 드려야 하나 등 고민이 생깁니다.

다음은 워밍업. 선물을 준비하고 가져갈 짐을 챙깁니다.

내 옷에 남편 옷, 아이 옷과 준비물 등을 챙기면 캐리어 하나는 거뜬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젖병이나 이유식 등을 챙기느라 더 분주합니다.

여기까지는 일도 아닙니다. 시댁으로 가는 차 안에서 본격적인 실전에 돌입합니다.

시댁이 지척인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장거리를 차로 이동하게 되는데, 아이가 그 시간을 얌전히 보낼리는 만무합니다. 본인도 답답해서 평소보다 더 보채고 울고 파닥댑니다. 아이가 울지 않게 달래면서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온갖 재롱을 떨어주다보면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진이 빠집니다.

우여곡절 끝에 시댁에 도착하면 바로 며느리 모드로 돌입합니다. 음식 준비와 상차림, 설거지의 반복이 며칠간 이어집니다. 아침 먹으면 점심이고 점심 먹으면 저녁, 하루 종일 밥만 먹는 느낌입니다. 물론 중간에 후식과 간식도 있고요.

집안일만 하면 그나마 나은데 아이보기와 동반하면 레벨이 높아집니다.

아이는 낯을 가려 울어대거나 낯선 환경이 두려워 엄마에게 더 붙습니다. 아이가 우는 게 내 탓은 아니지만 괜히 눈치도 보입니다. 애보다가 일하다가 왔다 갔다 하다보면 엉덩이 붙일 틈도 거의 없습니다. 녹초가 되지만 잠도 많이 못 잡니다. 잠자리가 바뀐 탓에 아이도 잠을 잘 안 자고 식구들이 다 자기 전까진 먼저 자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면 또 반복. 그러다 친정에 가려면 또 눈치. 친정에 가서는 엄마 도와드리느라 또 일. 일반적인 모습은 대략 이렇습니다. 시어머니나 친정 엄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먹이려고 내내 분주하십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고 너무 여자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는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명절증후군’이란 말이 생기고 명절이 끝난 뒤에 이혼이 많아진다는 사실을 보면 이런 상황은 누구 한 명이 아니라 대다수가 겪고 있는 상황일 겁니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고 즐거워야 할 것 같은 명절이지만 실상 엄마들에게는 즐겁기보단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란 이름 아래 평소에도 강요되는 희생이 명절엔 더 많이 강요됩니다.

전통도 중요하지만 명절에 외식을 하거나 여행을 가는 식의 융통성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 엄마가 “남녀 입장 바꿔서 명절을 보내면 차례가 없어질 것”이라고 하는 얘길 들었습니다. 역할을 완전히 바꾸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고생하는 엄마들을 한 번 쯤 배려해 준다면 명절 스트레스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김현경의 맘다방]에서 더 많은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엄마’라서 힘들고 수다가 필요할 때, 맘다방으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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